<인터뷰> 장윤링 중국사회과학원 교수

장윤링 중국사회과학원 교수는 27일 중국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북한을 압박하지 않는다고 중국을 비난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이날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한국국제교류재단 주최 비핵화 관련 국제세미나 도중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은 한반도 상황이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질 것을 우려하고 긴장을 완화해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은 한반도 통일을 반대한다고 말한 적 없다"며 "중국은 한반도 통일이 남북의 합의에 의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해쳐서는 안된다는 관점에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장 교수와 일문일답.

--중국이 6자회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나.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의제를 논의하는데 많이 노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계속 주장하는 의도에 의심을 보낸다. 그러나 내 대답은 분명하다. 중국 정부가 공개적이면서 강력하고 진실하게 북한의 핵을 반대하는 정책을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핵이 모든 6자회담 참가국을 위협할 수 있고 이 지역의 안보를 악화시키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에 북한의 핵을 중단시키려고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중국이 북한에 더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북한이 원유 수입의 5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중국은 지원을 국가 내부 문제와 직접 연계하지 않는다. 중국이 경제적 원조를 중단하면 북한이 훨씬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중국은 지원 프로그램과 경제관계를 북한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북한은 모든 종류의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에 고립되고 어려운 상태다. 그래서 중국은 상황을 안정시키고 가장 나쁜 상황을 막기 위해 북한을 지원할 수 있다. 이것은 북한 주민의 고통을 덜기 위한 기본적 지원이고 단지 북핵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중국은 왜 북한의 우라늄농축 프로그램(UEP)이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되는 것을 반대하는가.

▲일반적으로 중국은 이 문제를 푸는데 포괄적인 접근을 하고 있고 상황이 위험하지 않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현재의 어려움 상황에서 빠져나오고 UEP를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6자회담에서 합의를 깨왔고 지난 8년간 나쁜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북한이 합의를 깬 것은 분명하고 중국은 이것을 반대한다. 중국은 해결할 방법을 찾고자 한다. 그러나 핵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한반도에서 정치적 관계, 안보구조와 연계돼 있기 때문에 적대, 위협 등이 존재하는 한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 어렵다. 북한이 핵무기를 체제보호의 마지막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런 포괄적인 관계와 안보구도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어렵다. 한국 사람들은 중국이 한국의 편에 서고 북한을 비난하기를 바란다. 한국의 걱정과 정치적 압박감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중국이 한국 편에 서고 북한을 비난하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다. 중국은 한반도 상황이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질 것을 우려하고 긴장을 완화해왔다. 또 우리는 북한을 통제할 수 없기도 하다. 북한을 압박하지 않는다고 중국을 비난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우려 때문에 한반도 통일을 반대하는가.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중국이 아직도 북한을 '완충지대(버퍼존)'로 여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은 안정된 평화를 원하고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왜 한반도 통일을 반대하겠는가. 중국은 미국과 직접 관계를 맺고 있고 양국관계를 강화하려 한다. 미국이 중국에 위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은 한반도 통일이 남북의 합의에 의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해쳐서는 안된다는 관점에서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한반도 통일을 반대한다고 말한 적 없다.

--중국은 왜 김정은이 북한의 후계자가 되는 것을 지지하는가.

▲중국은 다른 국가의 내부 문제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 기본 정책이다. 중국은 단지 북한이 아니라 어떤 종류의 국가, 정부도 상대할 수 있다. 어떤 변화가 일어난다면 그 국가의 일이다. 또 부드러운 변화가 북한을 좀 더 안정적인 질서로 이끌기를 바란다. 중국은 북한의 권력 승계를 바꿀 수 없다. 그러나 북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난다면 중국은 북한의 경제적 개혁.개방을 지원하고 외부환경을 개선할 것이다.

--한국에서 거론되는 남북 정상회담을 어떻게 생각하나.

▲중국은 남북한의 어떤 접촉도 강력히 지지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에게 유일한 방법이자 선택이다.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국가는 바로 한국이다. 한국은 북한에 직접적으로 투자하고 사업을 재배치할 수 있으며 기차로 사람들을 이동시킬 수 있다. 그래서 그 효과는 매우 빠를 것이다. 나는 남북한 전문가들이 백두산 화산 문제를 협의키로 한 것이 진전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과거를 잊을 수 없지만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