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학 사회과학부 박경태 교수와 김진업 교수, 신문방송학과의 김창남 교수가 주인공들.
이들은 '더 숲 트리오'라는 이름으로 기타 선율과 중년의 목소리에 녹아든 화음만을 무기로 비공식적이지만 무게감 있는 공연활동을 해 오고 있다.
이들이 노래패를 구성하기로 '결의'한 것은 지난 1999년께 성공회대 교수 수련회에서 밤늦게까지 남아 함께 노래하며 각자가 가진 음악적 소질과 노래에 대한 열정을 발견하면서다.
특히 국내 민중가요 노래패의 대명사격인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창단 멤버로 활동하기도 한 김창남 교수는 '교수 노래패' 결성의 중추적 역할을 했다.
'더 숲 트리오'라는 노래패 이름은 그로부터 5년 후인 2004년께 만들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위기를 맞아 모두가 어려웠던 1998년 출간돼 '자본의 논리에 맞서 공존과 평화, 인간의 논리를 지키자'는 메시지를 전한 신영복 교수의 명저 '더불어 숲'에서 영감을 얻었다.
박 교수는 25일 "노래패를 만들 때나 '더 숲 트리오'라는 이름을 붙일 때만 해도 전문적으로 공연을 해보자는 의도보다는 뜨거웠던 70~80년대를 회상하며 '그때 그 노래'를 함께 불러 보고 싶다는 열의가 더 컸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이후 각자 맡은 강의가 끝나는 날 함께 모여 학생들에게 마무리 기념 공연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성공회대 졸업식과 입학식 때도 어김없이 초청돼 자리를 빛냈다.
번듯한 장소에서 공식적으로 공연하자고 불러주는 이는 없지만 그래도 행복하단다. 그 시대 소중하게 여겨졌던 느낌, 감성, 생각을 지금의 학생들과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 숲 트리오'는 현재 지방선거를 앞두고 '깨어 있는 시민의 참여와 연대'를 촉구하고자 전국 순회강연을 하는 신영복 교수과 함께 지방 곳곳을 돌며 공연을 하고 있다. 노래패 창단 후 사실상 첫 '전국투어 공연'인 셈이다.
박 교수는 "신 선생님의 '별책부록' '끼워팔기 상품'이지만 가는 곳마다 민주화 운동의 정서를 공유하는 소위 '7080세대'들은 우리 노래를 아주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공연소감을 전했다.
'더 숲 트리오'는 그간의 공연 경험과 소리 없이 쌓아온 '노래패 인지도'를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단독 공연을 기획 중이다. 공연기획자로 일하는 제자 중의 한 명이 아이디어를 내고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박 교수는 "주위에서 음반을 내보라고도 하지만 그건 너무 큰 외도인 것 같다"며 "우리만의 공연을 할 기회가 생긴다면 현 세대와 과거 세대가 함께 모여 미래를 얘기하는 '소통의 장(場)'으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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