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지역에 대한 배려가 참된 균형발전의 지름길이다”

산업화시기 이후 근대화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나라는 불균형 성장전략을 채택하여 수도권 및 경부 축을 중심으로 한 경제정책이 실시되어 왔다.

물론 이러한 이면에는 선 성장 후 분배를 통해서 소외된 지역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성장정책의 결실로 커진 파이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기다림도 한 몫 한 결과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결과 호남지역의 소외로 인한 호남의 낙후성은 필연적으로 더욱 심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성장정책의 소외지역인 호남의 기다림은 더운 여름날 옆집 아이 손에 들린 아이스크림 바라보듯 허무한 끝으로 치닫고 있다. 또한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한 호남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및 경부 축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산업 및 인적ㆍ물적 자원의 수도권 과밀화 및 충청권으로 범수도 권의 지속적인 확대와 경부 축 중심의 범영남권의 확대로 국토의 양극화 심화 및 규모의 불경제가 발생하는 등의 한계를 노정함으로서 국토의 성장잠재력을 심히 약화시키고 말았다.

더구나 지역의 글로벌경쟁력 강화라는 기조아래 최근 실시되고 있는 정부의 지역정책인 5+2광역경제권 발전정책은 지역 간 격차를 더욱 부추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의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본다.

오히려 지난 정부에서 싹틔우고 가꿔온 지역균형발전의 작은 씨앗조차 퇴보시키고 있다. 특히 그동안 성장정책의 달콤한 과실을 영위하던 지역인 수도권 및 경부 축의 충청권, 대경권, 동남권과 소외지역인 호남권을 동일한 위치에 둠으로서 불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이는 마치 100미터 달리기경주에서 호남권은 출발선에 서고, 타 권역은 50미터 앞에서 출발시키자는 논리와 같다.

그렇다고 그간의 성장정책으로 인하여 이미 50미터나 앞서 있는 지역을 끌어내리자는 것도, 앞서 있는 지역의 발전을 방해하자는 것도 아니다.

최소한의 상식과 철학이 있는 정부의 정책이라면 현대사에서 지역발전정책의 소외지역인 호남에 파이를 돌려줄 때가 되었다는 것을 진솔하게 인정해야 하며, 타 권역과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하여 특단의 추가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최근 2~3년간 각종 국책사업 선정에서 호남권이 번번이 소외되고 있는 원인은 정부의 부족한 역사인식과 합리적인 상식 및 건전한 철학의 부재에 있다고 확신한다.

이제라도 정부의 지역발전의 비전인 국토의 성장 잠재력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호남권을 타 권역과 위상을 같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육성하고, 종국적으로 국토의 삼각 축을 형성함으로서 경쟁과 상생발전을 도모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한반도의 유구한 역사는 호남이 해양세력과의 교역의 중심지였음을 증명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최근 세계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부각되고 있는 중국경제를 겨냥한 환 황해 권 교류의 전진기지로서 호남의 활용가치는 무한하다고 본다. 또한 미래 녹색성장산업의 최적지가 호남이라는 점에서도 설득력이 있다고 하겠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국가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서 실질적인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진정성을 가진 정부라면 국토의 성장잠재력 및 지역의 글로벌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양극화되고 뒤틀린 지역균형발전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만 할 것이다.

 

/ 광주발전연구원장 채 일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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