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출신인 이성남 민주당 의원은 12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한은에 금융기관에 대한 상시적인 단독 조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그는 "내가 금감원에 4년, 한국은행에 4년 있어서 어느 편을 들 생각은 없다"며 "하지만 한은은 지난 10여년간 감독기능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지난 1999년 산하 조직인 은행감독원을 금감원에 떼어준 이래 관련 기능을 하지 않아 축적된 노하우가 없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1969년 씨티은행에 입행한 이후 금감원 부원장보, 국민은행 상근감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등 금융계를 두루 거쳤다.
다음은 이 의원과 일문일답.
--감독권 분산 방안에 대한 견해는.
▲금융위기 같은 상황에서는 한은이 최종대부자로서 한정적인 조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조사권을 부여하는 것은 시장의 혼란을 초래한다. 공동검사권이 있는데, 단독 검사권까지 주는 것은 피관기관의 부담만 늘리는 것이다.
--주장의 근거를 들자면.
▲한은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한은은 10여년간 감독기능을 하지 않았다. 지금부터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쌓아 나가야 하는데, 과연 그럴 필요가 있는가 고민해봐야 한다. (한은에 노하우를 가진) 사람도 없고, (다른 기관 가운데) 금감원과 같은 전문성을 가진 기관도 없
다.
또 금융상품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 만큼 전문성을 갖춘 통합감독기구가 필요하다.
--금감원도 문제가 많은데.
▲저축은행 사태의 와중에 비리와 배임, 유착이 있었다. 이런 것들은 두말할 것 없이 단죄받아야 한다. 또 공동조사 중 금감원과 한은 사이에 정보공유가 제대로 안된다는 얘기가 있다. 이러면 한은이 일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정보공유는 보장돼야 한다.
--저축은행 사태의 주된 원인을 꼽는다면.
▲근본적으로 정책의 실패다. 부실 저축은행을 우량 저축은행에 떠넘기며 구조조정을 미룬 것이 문제의 시작이다. 금감원은 다만 실행기구로서 이 같은 정책을 따랐을 뿐이다.
--금융감독 혁신 범정부 태스크포스(TF)가 최근 출범했는데.
▲지금 고칠 것은 고치되, 길게 보고 (금융감독 개편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TF 구성원들이) 얼마나 능력이 출중한지는 모르겠지만 한달 내에 모든 걸 끝내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긴 안목에서 유사한 일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급선무다.
(서울=연합뉴스)
편집국 webmaster@evernews.co.kr
<저작권자 © 에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 대통령, 총리·비서실장 인선에 깊어지는 고심…총선 수습 출발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