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수사라인은 공교롭게도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맡았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과 홍만표 전 수사기획관(현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주도했다.
검찰은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한 이튿날인 2006년 1월11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를 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이 구성됐을 때 3차장검사는 박한철 현 동부지검장이었지만 한 달 뒤 검찰 정기인사가 단행되면서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3차장에 임명돼 팀장을 이어받아 그해 5월12일 황 박사 등을 기소할 때까지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이 전 중수부장은 SK 비자금 수사 등으로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릴 만큼 특별수사에 관한 한 최고라는 명성을 얻고 있었다.
홍 전 수사기획관은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으로 실무에서 검사 7명으로 짜인 특별수사팀을 이끌었는데 넉달간 진행됐던 국민적 관심사였던 `황우석 사건' 때문에 정기인사 대상자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홍 전 기획관은 황우석 사건을 맡기 전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비리, 진승현 게이트 수사를 지휘하면서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리던 터였다.
`이인규-홍만표 팀'은 황 박사의 지지층을 중심으로 다소 불리한 대외적인 여건에도 흔들리지 않고 매우 전문적인 사안을 뚝심있게 수사해 황 박사를 형사소추, 검찰 안팎에서 `명불허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전 중수부장은 이듬해인 2007년 검사장으로 승진,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거쳐 올해 1월 중수부장으로 옮겼고, 홍 전 기획관은 2007∼2009년 법무부 대변인을 지낸 뒤 중수부장을 보좌하는 수사기획관으로 발령돼 2년만에 조우했다.
대검에서 다시 만난 이들 앞에 놓인 사건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관계된 박연차 게이트였다.
대검 중수부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돈을 받은 유력 정치인과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을 연달아 구속하면서 수사를 밀어붙였지만 5월 노 전 대통령 서거라는 뜻밖의 돌발변수를 만나 수사가 마무리되지 못한채 중단됐다.
이에 책임을 지고 이 전 중수부장이 검찰을 떠나면서 검찰 특별수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두 사람의 `명콤비 시대'도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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