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흥덕구 미평동에 위치한 청주교도소 보안과에 근무하는 한근규(53.교위)씨는 27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직장생활 초기에 교도관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던 기억을 털어놨다.
1980년 5월 청주교도소 교도관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 30년 동안 이곳에서만 근무한 만큼 현재의 '미평동 청주교도소'와 궤를 같이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주교도소는 1978년 11월 청주시 상당구 탑동에서 현재의 자리로 이전했다.
교도관들의 생일인 '교정의 날(10.28)을 30번째 맞이하는 그는 지금은 '베테랑 교도관'으로 손꼽히지만 "직장생활 초기에는 일이 너무 힘들어 이직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면서 "직장을 옮기기도 쉬운 일이 아니어서 앞만 보고 살다 보니 벌써 30년이나 됐다"고 말했다.
내란 음모죄로 사형선고를 받은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되면서 1981년 1월부터 23개월간 갇혔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거액 사기사건으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큰손' 장영자씨, 민주화운동의 '대부' 문익환 목사도 그의 기억 속에 담겨 있다.
그는 "1981년 겨울 야간근무 때 김 대통령을 몇 차례 뵈었는데, 책만 아는 분이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그는 '수용자들이 무섭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래 근무하다보면 '두고보자'거나 '나가서 보자'는 말을 하는 수용자들이 더러 있기는 하지만 한 순간의 감정에서 튀어나온 말일 뿐이지 그렇지는 않다"고 두둔했다.
또 1984년부터 5년간 직업훈련과에서 근무했다는 그는 "열심히 직업훈련 과정을 거친 뒤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땄던 수용자가 있었는데, 그 때 참 보람됐다"며 웃음을 머금었다.
그러나 수용자들이 교도관들로부터 인권탄압을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일 때는 다소 억울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한다.
"20∼30년 전에는 수용자들의 권리가 거의 없었다"고 털어놓은 그는 "예전에는 교도관이 감정이 치우친 지시나 명령을 해도 수용자들이 절대복종해야 하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수준이 외국보다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접견.통신권이나 구내 후생복지, 의료서비스, 식생활 등이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이 좋아졌다고도 말했다.
이 때문에 그는 "서울 지하철역사 곳곳에 신문지를 덮고 누워 잠을 청하는 노숙자들을 매스컴을 통해서나, 직접 눈으로 볼 때면 교도소가 호텔 수준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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