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국립공원에 인접한 보전관리지역에 콘도미니엄과 산악박물관 등을 시설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사전 입지검토에서 부적합 판정이 내려져 사업 추진을 할 수 없게 됐다.

제주도는 지난 1일 도시계획위원회(위원장 김일홍)를 열어 베이스캠프 한라조경(대표 한춘란)이 해발 530ｍ인 제주시 오등동 산 180일대 14만4천㎡에 개발사업을 벌이겠다며 제출한 제2종 지구단위계획 사전 입지 타당성을 심의,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도시계획위원회는 '도시관리계획 사전 입지 검토제도'를 지난 5월 25일부터 시행한 이후 처음으로 개발사업 예정지에 대한 사전 입지 검토를 해 처음으로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이 결정에 따라 개발사업 신청자는 해당 부지에서는 개발사업을 할 수 없다. 베이스캠프 한라조경은 관음사 야영장 맞은편에 사업비 1천100억원을 들여 휴양콘도미니엄 90여실과 산악박물관, 웨딩채플 등을 갖춘 "베이스캠프 한라'를 조성하려고 도에 사업계획서를 냈다.

도는 무분별한 개발로 생기는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고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10만㎡ 이상의 대규모 개발사업을 벌일 경우 용도지역에 따라 입지 타당성 등을 검토하는 '도시관리계획 사전 입지 검토제도'를 도입했다.

사전 입지 검토 대상지역은 한라산국립공원ㆍ한라산국립공원 인접 국유림 및 국립공원 북쪽 완충지역, 중산간 및 하천변 양쪽 500ｍ, 오름 및 해안선에서 1.2㎞ 이내 등이다.

제주도 도시계획과 송두식 담당은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사전 입지 검토제도가 시행되면 한라산이나 중산간, 곶자왈 등 자연환경이 우수한 지역을 무분별하게 개발하는 행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사업 예정 부지가 보전관리지역인 데다 콘도미니엄 등 시설물이 들어서면 도로를 사이에 두고 인접한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국립공원 등 주변 환경과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제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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