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26일자에 보도된 영국 일간 가디언과 회견에서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는 (서방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란은 오직 에너지 목적으로 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란 측 주장에 동조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란이 핵폭탄 제조를 원하고 있다는 서방의 우려를 '가십(gossip 험담)'이라고 일축하면서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군사적 공격은 '미친 짓'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매우 공평하지 않은 접근이 있다. 왜냐면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국가들이 매우 강력한 핵 기반이 있고, 그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엔 상임이사국 모두 핵무기를 갖고 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회원국이 아닌 국가 중에도 핵무기를 지닌 국가들이 있다. 이란에 핵무기를 가져선 안 된다고 말하는 국가들은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들"이라고 덧붙였다.
이란과 오랫동안 우호관계를 유지해온 터키는 지난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서방 6개국과 이란의 핵협상을 중재한 바 있다.
에르도안 총리는 또 이란 대통령선거 직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게 당선을 축하한 데 대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공식적으론 아니지만 상당한 득표 차로 승리했다고 선언했고, 그는 우리가 이전에 알고 지냈던 사람이기에 축하했다"며 "(이는) 양국 관계에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중에 아마디네자드의 승리가 공식 발표됐고, (이는) 그가 투표를 통해 신임을 얻은 것이었다. 터키는 이런 일에 특별한 관심을 둔다. 이것이 터키 외교정책의 기본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에르도안 총리는 서방 각국이 이란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속에서도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승리를 인정했다.
가디언은 에르도안 총리의 이런 견해가 정의개발당(AKP)이 이끄는 터키의 친 이슬람 정부를 다른 이슬람 국가에도 채택될 수 있는 친 서방 '온건한 이슬람' 모델로 오랫동안 믿어온 미국 정책당국자들에게 흥미로울 만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에르도안 총리가 이끄는 친 이슬람 정부는 지난 4월 이슬람 국가로는 처음으로 터키를 방문하고, 에르도안 총리의 워싱턴 답방을 초청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도 주목받을 것이라고 신문은 관측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날 이란을 방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등과 면담하고 에너지 협력 등 양국 관심사에 대해 논의한다.
jungwoo@yna.co.kr
(끝)
편집국 webmaster@evernews.co.kr
<저작권자 © 에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 대통령, 총리·비서실장 인선에 깊어지는 고심…총선 수습 출발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