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다 목간(木簡) 출토지인 경남 함안 성산산성(사적 67호)에서 신라시대 목간 31점이 추가로 발굴됐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는 성산산성에 대한 올해 제14차 발굴조사 결과 목간 31점을 수습하는 한편, 성벽 붕괴를 막기 위해 설치한 외벽 보강시설과 고대 동아시아 연약지반 토목공사 기법인 이른바 부엽공법(敷葉工法) 구간의 나무울타리 시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27일 말했다.
이번에 찾아낸 목간은 6세기 중엽 신라가 성산산성을 축조할 때 여러 지방에서 보낸 식량과 물품에 붙인 하찰(荷札), 즉, 지금의 바코드와 비슷한 물품 꼬리표임을 재확인했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이들 목간에는 '仇利伐'(구리벌)ㆍ'及伐城'(급벌성)ㆍ'△△城'(△△성)ㆍ'△△村'(△△촌) 등과 같은 지명과 '稗石'(패석. 피 1섬)ㆍ'稗'(패.피)ㆍ'稗麥'(패맥. 피와 보리)과 같은 곡물 이름이 적혀있다.
물품 꼬리표 기능은 지금까지 출토된 성산산성 다른 목간에서도 나타나는 공통되는 점이다.
목간이란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에, 그리고 종이 발명 이후에도 대나무를 이용한 죽간(竹簡)과 함께 문자 기록을 위해 이용한 필기도구 일종으로, 성산산성에서는 지난해까지 국내 출토 고대 목간 절반을 상회하는 277점이 출토됐다.
나아가 올해 출토 목간 중에는 '고'(角+瓜)라고 일컫는 다면(多面) 목간도 출토됐다. '고'란 널판지 모양이 아니라 나무의 여러 면을 깎아 평면을 마련한 다음, 각 면에다가 기록한 목간을 말한다.
연구소는 "이 다면 목간에 많은 글씨가 확인되지만, 적외선을 동원해도 정확한 판독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성벽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성벽 기초부에 풀이나 나뭇가지 등을 까는 건축 기법인 "부엽공법의 구체적인 실체가 더욱 명확히 확인되어 한ㆍ중ㆍ일 고대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부엽공법 구간에서는 목간과 토기, 철기 등의 인공 유물뿐만 아니라 600여 점이 넘는 자연유물(동물뼈ㆍ조가비ㆍ씨앗ㆍ잎ㆍ나뭇가지 등)도 출토됨으로써 성산산성이 축조된 1천500년 전 환경을 추정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소는 말했다.
이번 발굴성과에 대한 설명회는 28일 오후 2시 발굴현장에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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