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투성이지만 사랑스러운 소년 찰리 브라운과 찰리의 똑똑한 애완견 스누피.

1950년 탄생한 이래 지금까지 반세기가 넘게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인 스누피가 제주도에 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로사(Santa Rosa)시가 지금은 제주시에 병합된 옛 북제주군과의 자매결연 15주년을 맞아 자신들의 상징물인 스누피 동상을 기증한 것이다.

산타로사시는 스누피가 주인공인 만화 '피너츠(Peanuts)'의 작가 찰스 M.슐츠(1922∼2000년) 박물관이 있는 곳으로, 작가가 30년간 작품활동을 하며 말년을 보내 '스누피의 도시'로 유명하다.

이미 제주로부터 2003년과 2006년 각각 돌하르방과 물허벅 여인 등을 선물 받은 산타로사시 자매도시위원회는 이에 대한 답례로 스누피를 보내기로 했고,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80㎝ 크기의 동상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누피 상은 지난 4일 자매도시위원이자 명예 북제주군민인 단 테일러(50)씨가 직접 들고 제주에 왔다. 무게는 가볍지만 생각보다 부피가 커 상당한 금액의 항공료를 별도로 내야 했다는 후문이다.

산타로사시는 앞으로 스누피가 타자기를 놓고 앉아 글을 썼던 '개집'을 만들기 위해 또다시 모금을 시작한다. 스누피 동상의 받침대 역할을 할 개집은 현무암 등 제주의 독특한 색깔을 입힌 디자인이 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귀띔이다.

제주시는 도남동 시민복지타운에 스누피 상을 설치하고 산타로사시의 시화(市花)인 장미를 이용해 꽃길을 조성하고 나서 '산타로사 웨이(Santa Rosa Way)'로 이름을 붙일 예정이다.

제막 행사는 내년 2월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기간에 산타로사 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우근민 제주지사를 비롯한 도민들의 서명과 메시지를 담은 박스는 다시 되가져갈 것이라는 테일러씨는 13일 미국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제주시와 산타로사시가 15년간 우정을 이어온 것처럼 스누피 동상이 두 도시 간 우정의 상징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 역시 자신이 갖고 있는 자동차 4대의 번호판을 'I♥JEJU', '17★JEJU', 'BUKJEJU', 'JEJUDO'로 등록해서 타고 다니며 제주를 홍보하는 자타공인 '제주 마니아'다.  (제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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