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명문으로 부상한 울산과학기술대학교의 내년도 수시 1차 신입생 모집에 합격한 김지은(19)양은 '당돌하다' 싶을 정도로 당당하게 합격 소감을 밝혔다.
검정고시 출신인 김양은 이 대학의 입학사정관이 시행한 심층면접에서 성실함과 리더십, 책임감, 봉사활동 등에서 두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양은 공부에 관한 한 자신감이 넘쳐 나 보였다. "검정고시 출신으로 상대적으로 학력이 뒤쳐지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양은 대뜸 "무슨 소리예요,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양이 다니던 고등학교를 중퇴한 것은 2학년 때인 2007년, 아버지가 병을 얻는 바람에 학비를 조달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에 대한 열정이 커 중퇴 후 곧바로 독학을 시작했다. 지난해 8월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올해 입시에서 서울 명문대 시험을 치렀으나 생각보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은 것 같아 면접을 포기했다. '공부 시간이 부족했다'고 판단하고 곧바로 다시 책과의 씨름에 돌입했다.
김양은 "중퇴 후 2년간 하루 10시간씩 쉬지 않고 공부했어요"라며 "당시 친구가 생일 때 선물해 준 스톱워치를 활용해 하루 14시간씩 공부하기로 작정했는데, 그건 좀 무리였던 것 같고 공부한 시간만 정확히 재보니 하루 10시간씩은 매일 공부한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문제를 풀며 답이 잘 안 나올 때는 10시간, 20시간을 붙들고 있다가 인터넷과 교육방송을 통해 답을 얻었다.
"힘이 들 때면 인근 대학 도서관에서 역사소설책을 주로 읽었어요"라는 김양은 "혼자서도 잘해 낼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와 언니, 여동생 등 가족들의 용기와 사랑 덕분"이라고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김양은 역경을 이겨낸 새내기답게 "정보통신분야의 기업 CEO가 되는 게 꿈"이라며 "돈을 벌면 극빈층이 사는 지역에 초.중.고교를 설립해 무상 교육사업을 하고 이 학교에서 졸업한 학생을 제가 설립한 기업에 채용해 가난하게 살지 않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경영계열에 지원했는데, 수학과 이공계 분야의 공부도 할 수 있는 울산과기대의 커리큘럼이 맘에 들어 이 대학에 지원했어요"라는 김양은 "입학사정관제는 성적지상주의에서 벗어나 희망과 꿈이 있는 학생에게도 기회를 주는 매력있는 제도"라고 힘주어 말했다.
울산과기대는 올해 첫 입학사정관제를 도입, 입학사정관과 교수 등 72명이 한 달여 간 심층 평가를 거쳐 27일 김양을 포함한 313명의 수시 1차 합격자를 최종 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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