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만모한 싱 인도 총리가 20년 간 무려 4만7천명의 희생자를 낸 카슈미르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분리주의 무장세력에 대화를 제의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 번째 임기 시작 후 처음으로 잠무카슈미르주(州)를 방문한 싱 총리는 이날 주도인 스리나가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분리주의 단체들과의 진솔한 대화를 제안했다.

싱 총리는 "나는 잠무카슈미르주에 평화 정착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지금 그 경계를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그들이 폭력의 길을 접는다면 모든 단체와 진솔한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며 "폭력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시민들은 모든 문제의 평화적 해법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싱 총리의 이날 발언은 잠무카슈미르의 평화를 위해서라면 그동안 정부가 테러세력으로 규정해온 분리주의 무장세력과도 대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팔라니아판 치담바람 내무장관이 최근 분쟁지역의 분리주의 정치인들에게 '조용한 대화'를 제의한 가운데, 총리가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피력해 카슈미르 문제 해결이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인도 정부는 카슈미르 분리주의 무장세력이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군 병력 철수안을 수용, 1개 사단병력에 해당하는 1만5천명의 카슈미르 주둔군을 이동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일부 온건 무슬림 단체들은 최근 정부와 몇 차례 대화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도에서 유일하게 이슬람교도가 주류인 카슈미르를 분리 독립해야 한다는 강경 세력이 정부와의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정부의 평화정착 노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강경 분리주의 단체 대표인 샤비르 샤는 "우리는 인도 헌법의 틀 안에서는 정부와 어떤 대화도 하지 않을 것이다. 협상은 파키스탄과 인도, 그리고 분리주의 단체 등 3자 대면 형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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