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버뉴스) 최미영 기자 = "그래도 민주당 한번 더 밀어줘야죠.""이번엔 인물 보고 찍을 거예요."

4ㆍ11총선 이틀을 남겨놓은 광주 서구갑 민심은 민주당과 인물론의 팽팽한 구도가 더욱 굳어갔다. 민주당의 국민경선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마음이 시간이 지나면서 '그래도 민주당'이라는 이심전심이 확산되고 표심이 결집되고 있다. 반면, 지난 수십년간 민주당에 몰표를 줬는데 뭘 해준 게 있느냐며 능력있는 일꾼을 뽑겠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광주 서구갑은 민주당과 인물론을 대표하는 선거가 될 전망이다.

9일 오후 7시30분 광천동 기아자동차 공장 입구, 작업복 차림의 근로자들이 무리지어 퇴근하고 있었다. 후보를 용퇴한 통합진보당 정호씨가 민주통합당 박혜자 후보의 손을 높이 치켜들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씨는 지난 6일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제2차 야권단일화에 따라 후보를 사퇴하고 박 후보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정씨는 이날 "이명박 정권 심판을 위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고 후보를 사퇴했다"며"저를 지지해 준 것과 똑같이 이제부터는 박 후보를 밀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야권연대의 정신을 훼손하지 않겠다"며 "당선만이 야권연대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로, 반드시 여의도에 입성하겠다"고 다짐했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상당수 근로자들이 광주 서구갑 선거구에 거주해 이들의 표심이 움직일 경우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선거막판에 이들의 공략에 나선 것이다. 근로자들은 대체적으로 후보단일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날 퇴근길에 만난 40대 중반 남성은 "통합진보당이 통 큰 양보를 했는데, 이를 헛되게 해서는 안된다"며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30대 후반의 남성도 "잘한 일이다"며 "올 대선에서도 야권연대를 해 정권을 되찾아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근로자들은 뒤늦은 야권연대로 통합진보당이 손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50대 초반의 남성은 "처음부터 단일화해야지, 막판에 이러면 통합진보당의 꼴이 무엇이 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광주ㆍ전남 유일의 여성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며 표밭을 누비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 주말 상무지구 유세장에서 "민주와 인권, 평화의 도시 광주에서 여성 후보가 한명쯤은 나와야 한다"며 "복지 분야의 이론과 실천 전문가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복지서구를 만들겠다"고 했다.

무소속 현역의원 조영택 후보는 연일 '여성전략공천설' 등으로 잡음이 많았던 민주당 국민경선을 '꼼수공천'으로 규정하고 인물론을 부각하며 유권자를 파고 들고 있다. 중앙정치에 대한 경험이 많고 검증받은 일꾼을 뽑아야 지역경제와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상무역에서 조 후보는 민주당의 총력 지원과 후보단일화가 판세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박 후보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조 후보는 또 "검증된 인물, 깨끗한 정치인, 호남의 대변인 조영택을 선택해 달라"고 열변을 토해냈다. 조 후보는 연일 민주당 공천의 파행과 부당함을 비난했다. 조 후보는 지난 주말 광천동과 상무동 릴레이 유세 때 "조영택이가 얼마나 무서웠으면 야당 대표가 수도권과 영남권까지 내팽개치고 2번씩이나 광주에 왔겠느냐"며 "광주시민을 우롱하고 유권자를 업신여긴 민주당을 심판하고 일 잘하고 똑똑한 조영택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조 후보는 서구 일꾼론을 펴며 표심을 모으고 있다. 조 후보는 이날 광천동 유세장에서 "이번에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신다면 광주시민과 서구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큰 정치인이 될 것"이라며 "오직 주민의 명령을 떠받들며 광주와 서구, 나라를 위해 큰 일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최미영 기자  mi0220@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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