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버뉴스) 고재윤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차명계좌에 거액이 발견돼 자살했다’는 발언으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조현오 전 경찰청장(57)이 9일 오후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출석했다.

이날 오후 1시 55분경 서초동 검찰청사에 출석한 조 전 청장은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사에 앞서 심경을 묻자 “검찰 조사 전에 여러가지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차명계좌의 존재에 대해 확신하느냐, 물증을 가지고 왔느냐는 질문에도 “여기서 말하지 않겠다, 검찰 조사에서 말하겠다”고 답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족들에게 전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앞서 여러번 말씀 드렸다, 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노 전 대통령이나 유족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의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는 언급에 대해서는 “그건 내가 말하지 않겠다”고 말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백방준)는 이날 피고발인 신분인 조 전 청장을 상대로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을 한 경위와 그 같은 정보를 입수한 경로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조 전 청장은 2010년 3월 서울지방경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전경 상대 특강에서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를 두고 노 전 대통령의 유족과 노무현재단은 그해 8월 “조 청장이 허위사실을 유포,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조 전 청장을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앞서 조 전 청장은 지난해 4월 검찰에 A4용지 4~5매 분량의 서면진술서를 보내 “수사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발견됐다는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전경의 확고한 법집행을 위한 독려차원에서 한 발언”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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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윤 기자  honamilbo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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