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한국권투위원회 제주지회 관계자로 이뤄진 WBC 총회 조직위는 내달 6일 제주시 한라체육관 특설링에서 열 예정이던 동양타이틀전을 포함한 프로복싱 8경기를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타이틀전 취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주최측인 WBC의 호세 술레이만 회장은 지난 5월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을 때만 해도 "총회 기간에 헤비급 세계타이틀전을 치르겠다"고 공언했지만 흥행 가능성이 작을 것으로 예상되자 슬그머니 없던 일로 했다.
유명 선수들이 참가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이 또한 '없던 일'이 됐다.
제주도는 이번 총회에 참석한다고 홍보했던 로베르토 듀란, 슈거레이 레너드, 마빈 헤글러, 토머스 헌즈 등 세계챔피언을 지낸 유명 프로복서들이 제주에 오기가 어려워졌다며 며칠 전 발을 뺐다.
'핵 주먹' 마이클 타이슨 선수의 총회 참석도 공식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하기도 했다.
제주도 스포츠산업 담당자는 "술레이만 회장을 통해 해외 유명 선수의 행사 참가를 섭외해 왔다"며 "유명 선수들이 '총회에 참가하겠다'는 이메일을 보내와 올 것으로 믿었으나 뒤늦게 우리가 응할 수 없는 요구 조건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그들은 일등석 부부 항공권과 경호원, 가족 등 동반자를 포함하는 경비를 부담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이렇게 될 경우 타이슨은 미화 3만 달러, 듀란 등 나머지 선수 4명은 2만 달러씩 경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해 더 이상의 섭외를 중단했다.
제47차 WBC 총회는 내달 2일부터 6일까지 제주시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이사회와 10개 산하기구 대표단 회의, 심판위원 회의, 평가위원 회의, 법률.규정.규제위원 회의 등으로 진행된다.
30일 현재까지 총회조직위에 참가 신청서를 낸 임원과 전.현직 프로복싱 선수는 62개국 440여명으로, 이들의 가족을 포함하면 1천여명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고경실 제주도 문화관광스포츠국장은 "부대행사는 예기치 못한 상황 때문에 취소하게 됐지만 총회는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이번 행사 경비로 3억5천만원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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