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중국인은 경악했다. 2008년 8월 18일 오전 11시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에는 9만명 관중이 꽉 들어찼다.
자국의 육상영웅 류샹(29)이 남자 110m 허들 예선에 출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류샹은 레이스를 하기도 전에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경기를 포기하고 떠났다. 아킬레스건 부상이 도져 기권한 것이다. '류상 쇼크'였다.
'황색 탄환' 류샹에게 올림픽은 환희이자 악몽이다.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세계 타이기록(12초 91)으로 금메달을 땄다. 아시아 선수로는 첫 쾌거였다.
여세를 몰아 2006년에는 세계기록(12초 88)을 갱신했고,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마저 석권했다. 적수가 없었다.
그러나 안방에서 열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부상으로 기권한 후 그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대회에서는 허들을 넘을 때 다이론 로블레스(26, 쿠바)가 진로방해를 하는 바람에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그로부터 4년이 흘렀다. 류샹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8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한다. 분위기도 상승세다.
그는 지난 5월 국제육상연맹(IAAF) 다이아몬드 리그 상하이 그랑프리에서 1위(12초 97)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12초 97은 2012시즌 최고기록이다.
지난 3일 다이아몬드 리그 프리폰테인 클래식에서는 비공인 세계 타이기록(12초 87)으로 정상에 올랐다. 주법에 변화를 주고, 부상에서 해방된 덕분이다.
류샹은 오는 7월 13일 다이아몬드 리그 런던 그랑프리에서 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른다.
올림픽 개막 2주 전에 런던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현지 분위기 적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류샹은 국제육상연맹(IAAF)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런던에서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컨디션을 점검하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회다. 완벽한 레이스를 펼치도록 하겠다"고 27일 밝혔다.
마침 런던 그랑프리가 열리는 7월 13일은 그의 생일이다. 류샹은 런던에서 자신의 29번째 생일을 자축하길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금빛 레이스가 올림픽까지 이어지길 내심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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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수 기자 mslee@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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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땅출판사 ‘당구공은 없다’ 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