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보호병력을 파견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국회 동의 과정에서 정치권은 물론 우리 사회내부의 논란이 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여야는 엇갈린 견해를 내놓았고, 일부 사회단체는 '파병반대'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 추가지원안의 핵심은 아프간 지방재건팀(PRT) 요원을 130~150명으로 늘리고 이들을 경비할 특전사를 모태로 한 270-280명 규모의 '보호병력'을 파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향후 절차를 감안할 때 빠르면 내달 현지 실사단 파견을 시작으로 PRT 및 보호병력을 현지에 보내는데 '정치적 변수'를 감안하지 않을 경우 대략 반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 결정 배경과 향후 변수 = 1년 이상의 장고를 거쳐 아프간 추가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은 한미동맹의 의미를 재확인하면서 동시에 우리의 국격에 맞는 국제사회에서의 책임을 수행하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는데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내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국으로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정부 당국자가 "사실 경계병력을 포함한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프간에 안정 문제가 중요한 시점이고 우리의 기여가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이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한 것은 이런 정부내 기류를 말해준다.
문제는 우리 국민의 안위가 보장될 수 있느냐다. 대략적으로 계산해봐도 400명이 넘는 대규모 인원이 한 곳을 중심으로 활동하게 될 때 불안한 현지 상황에서 이들을 '보호'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를 말한다.
아프간 상황은 악화일로라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특히 최근에는 아프간 탈레반 무장세력이 미군은 물론 다른 나라의 병력, 심지어 유엔 사무실에까지 무차별 공격에 나서고 있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파견 병력의 임무를 한국 PRT 인원의 경비로 규정하면서 "절대 전투병력이 아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탈레반 세력이 무장 공격을 해오면 응전하지 않을 수 없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 역시 29일 "불가피한 교전이 있을 수 있고 피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투병이나 비전투병을 구별할 수 없다"며 "공격적인 임무를 수행하느냐 경호.경비 같은 방어적 임무를 수행하느냐는 차이가 있을 뿐 병력에서는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보호병력이 자체 경비를 확실하게 수행할 장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력의 모태를 특전사로 하기로 한 것이 그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정부는 또 미국과의 연관성을 최대한 불식하려 노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미 동맹의 중요성 등을 감안해 정부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부는 "아프간 정부의 요청이 수차 있었다"는 점만 강조하고 있다.
당초 내주 중 추가지원안을 발표하려던 일정을 앞당겨 30일 발표하는 것도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과의 연결 고리를 차단하려는 정부의 계산에 따른 것이란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이제 관건은 국내의 논란을 극복하느냐에 달렸다. 무엇보다 2년전 한국사회를 흔들었던 '아프간 인질사건'의 악몽이 생생하고 아프간 내부 상황도 시시각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 내부의 찬.반 대립이 첨예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어 보인다.
특히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권은 '당론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대체로 아프간 파병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고 일부 시민단체 등도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의 파병 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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