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버뉴스) 윤관식 기자 = 생활 주변의 환경오염물질이 관절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입증됐다.

그동안 '우려' 수준에 그쳤던 환경오염물질과 관절염의 상관관계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대구가톨릭의대 약리학교실 양재호 교수팀은 다이옥신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환경오염물질(내분비계 장애물질)로 알려진 '폴리염화비페닐(PCBs)'이 인체에서 관절염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관절염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osteoarthritis and cartilage) 10월호에 실렸다.

환경오염물질로 불리는 내분비계장애물질(잔류성유기오염물질)은 자연환경에서 잘 분해되지 않고 생물체의 몸속에 축적돼 해를 미치는 물질이다. 이 가운데 PCBs는 변압기, 절삭유, 절연유 등 다양한 산업에서 오랫동안 사용돼왔다.

이 물질의 위해성이 주목받는 것은 기업들이 오랜기간 다양한 분야에서 대량으로 써왔다는 점 때문이다.

반면 다이옥신의 경우 어떤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나 제품 내에 원치않는 불순물로 들어있는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된 소량의 환경오염물질이라는 점에서 PCBs와 대비된다.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인체 관절의 연골을 구성하고 있는 연골세포에 PCBs를 노출시킨 결과 연골세포의 사멸이 촉진됐다. 연골세포가 죽어 없어지면 결국 연골의 파괴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골세포의 사멸과정에 PCBs에서 방출된 활성기산소와 일산화질소 등 다양한 인자가 개입돼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중에서도 'PKC-델타(delta)'라는 물질이 관절염을 유발하는 과정에 중요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규명했다.

따라서 이 물질의 활성을 조절하는 약물을 개발하면 관절염의 유발과 발생을 지연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양 교수는 "그동안에는 PCBs를 자주 접촉한 사람에게서 관절염이 빈발한다는 정도의 역학조사를 근거로 위해성이 평가됐다"면서 "하지만 이번 연구로 다이옥신이나 PCB 같은환경오염물질이 일으킬 수 있는 질환에 관절염이 추가돼야 하는 과학적인 근거를 처음으로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노동집약적 직업군(농부)이 많은 시골보다 대도시에 관절염환자가 더 많은 현상은 대도시 사람들이 이런 오염에 더 노출된 까닭일 수도 있다"며 "앞으로는 관절염 예방 노력에 환경오염물질의 관리가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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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식 기자  gwansik@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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