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의회는 리 교육감이 2010학년도 교육예산 편성과 관련한 의회의 권고를 무시한 채 멋대로 교사 266명을 무더기로 해고했다며 절차상의 `불법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31일 전했다.
리 교육감이 내년도 서머스쿨 프로그램을 폐지하지 않고, 예산부족을 이유로 `무능교사'들을 대량해고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빈센트 그레이 워싱턴D.C. 의회 의장은 지난 26일 리 교육감을 참석시킨 가운데 열린 청문회에서 "리 교육감의 행동은 나이가 많은 교사들을 교단에서 쫓아내기 위한 불법적인 시도"라고 규정하면서 법정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그레이 의장은 "행정부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들이 원하는 일을 제멋대로 한다면 도대체 왜 의회를 두고 있는 것이냐"며 법적인 절차가 존중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리 교육감은 그러나 이번 교사해고에 대해 "학업이 뒤쳐지는 학생들이 졸업을 하기 위해서는 서머스쿨 존치가 불가피했다"며 "변화는 힘든 것"이라고 이해를 구했다.
또 리 교육감은 "우리가 내리는 결정과 관련해 반대와 저항이 있을 수 있으나, 주변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고 해서 이런 결정을 회피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어려운 결정일수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법"이라고 말했다.
이번 감정 싸움은 그간 리 교육감과 교직원노조간에 쌓여온 불신과 반목이 폭발하는 형태로 드러난 것이다. 리 교육감의 교육개혁에 반대해온 교원노조 및 퇴출교사 등은 가두시위 등을 통해 조직적인 저항을 벌여왔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사설에서 "워싱턴D.C. 의회는 리 교육감이 어린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다는 정치적인 점수를 따는데 더 관심이 있다"면서 "리 교육감은 가급적 많은 학생들을 위해 서머스쿨 존치라는 목표를 세웠음을 분명히 해왔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우리가 예산관계자들의 자문을 들어본 결과, 리 교육감이 지금 서머스쿨 존치를 결정하고 이를 의회에 사후 통보하는 것은 문제가 될 게 전혀 없다"며 "따라서 이런 리 교육감의 결정에 호들갑을 떨면서 불법 운운하는 것은 신뢰를 줄만한 행동이 아니다"라고 리 교육감을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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