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에버뉴스) 최옥정 기자 = 국내 최초로 설치돼 인기를 끌고 있는 전남 완도항 `노래하는 등대'가 파손된 채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노래가 흘러나오지 않은 지 오래됐고, 태풍에 부서진 구조물에서 위험천만한 낚시가 이뤄지고 있지만 관련기관은 뒷짐을 지고 있다.

'출입통제'라는 표시와 함께 달랑 나일론 줄 두 가닥을 쳐 놨을 뿐이다. 부서진 구조물 위에는 낚시꾼이 버린 떡밥 등 쓰레기가 가득해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노래하는 등대는 지난 2009년 1월 완도항 북방파제 끝에 있는 등대를 철거하고 2억 3천여만 원을 들여 세웠다.

높이 15.6m, 지름 3.2m의 이 등대는 터치패드에 손을 대면 내부 컴퓨터 시스템이 작동해 음악이 흘러나오고 음률에 맞춰 이퀄라이저 형식으로 발광다이오드(LED)가 점등되는 시스템이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됐다.

이 등대는 지난 8월 말 내습한 초강력 태풍 '볼라벤'으로 파손됐다. 구조물 목재 바닥은 완전히 부서져 바닷물이 출렁이는 모습이 보일 정도로 위험하다. 난간도 떨어져 나가 추락 위험이 크다.

음악 작동 시스템도 바닷물에 침수돼 작동되질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15일 오후 4시 30분께 낚시를 하던 김모(51)씨가 발을 헛디뎌 추락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그러나 목포지방해양항만청 진도해양교통사무소는 지금까지 보수하지 않고 있다.

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19일 "피해 복구 예산 배정이 늦어져 복구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업체가 선정된 만큼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무소는 4억 5천만원을 들여 올 말까지 복구공사를 마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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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옥정 기자  okjeong@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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