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이 백두대간을 삶의 터전으로 삼으려면 서식지 이동경로를 복원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국립공원관리공단 멸종위기종복원센터와 함께 백두대간의 최남단인 지리산에서 덕유산까지의 광역생태축에서 반달가슴곰의 서식지 현황을 지리정보시스템(GIS)으로 분석한 결과, 반달가슴곰이 이동하기에 가장 어려운 지역은 지리산 북부의 인월과 운봉 구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이 지역은 열매가 없는데다 송진 때문에 반달가슴곰이 꺼리는 침엽수림이 10km 가까이 널리 분포하고 인가와 88고속도로가 있어 반달가슴곰이 이동하기에 어려운 환경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백두대간 생태축의 동쪽에 있는 운봉읍 신기리와 가산리를 연결하는 이동로를 조성하면 침엽수림의 길이가 4㎞로 줄어 반달가슴곰의 이동가능성이 한층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학원은 반달가슴곰이 이 지역과 88고속도로를 일단 건너면 덕유산까지의 약 30㎞ 구간을 비교적 원활하게 다닐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반달가슴곰은 지리산 북쪽의 오도재(삼봉산과 법화산 사이의 고개)와 연비산, 88고속도로의 매치재를 거쳐 덕유산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위치 추적이 가능한 16마리의 지리산 반달가슴곰 중 1마리는 임천강을 건너 오도재를 넘나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리산에 방사돼 자연적응에 성공한 반달가슴곰은 17마리인데, 방사된 어미곰이 올해 초에 출산한 1마리를 제외한 16마리에는 무선신호기가 부착돼 있다.
다만, 오도재~매치재 구간은 반달가슴곰의 먹이가 되는 밤나무 조림지가 널리 분포돼 있어 농가 피해나 올무와 덫에 의한 반달가슴곰의 희생이 우려되므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원 관계자는 "복원 작업이 진행 중인 반달가슴곰이 백두대간으로 서식영역을 확대하려면 반달가슴곰의 서식에 적합한 생태축을 복원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과학원은 충북대학교와 공동으로 계룡산, 월악산, 덕유산 등 6개 지역의 등줄쥐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한 결과, 서식지 단절이 등줄쥐 집단 간의 이주를 제한해 집단 간 유전적 고립(genetic isolation)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리산~덕유산간 생태축 복원이 필요한 지점>
(국립환경과학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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