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검거된 도주범 노영대

(고양=에버뉴스) 유장현 기자 = 경찰 조사 중에 도주했다가 검거된 성폭행 피의자 노영대(32)는 교도소 장기 복역이 두려워 우발적으로 도주를 감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오른쪽 손목 수갑은 경찰서를 나와 맞은 편 오피스텔 건물 내 세탁소 앞에서 푼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일산경찰서는 지난 25일 안산에서 검거한 노영대를 상대로 도주 후 6일간의 행적, 도주로, 도주 동기, 수갑을 언제 풀었는지, 누구한테 얼마나 도움을 받았는지 등을 조사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노영대는 "교도소에 오래 있을 것 같아 도망가서 죽는게 낫겠다고 생각하고 우발적으로 도주했다"고 동기를 밝혔다.

수갑은 지난 20일 오후 7시40분께 경찰서 지하 1층 계단에서 맨발로 달아난 뒤 경찰서 맞은 편 오피스텔 건물 안에서 오른쪽 손을 수갑에서 강제로 빼내 풀었다고 진술했다.

노영대의 오른손 엄지 손가락 윗 부분에는 2~3㎝ 크기의 찰과상이 남아있다.

그러나 상처가 크지 않아 경찰이 도주 전 조사 당시 오른손 수갑을 처음부터 헐겁게 채웠는지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일산경찰서 백승언 형사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노영대가 '도주 직전에는 수갑이 꽉 채워진 상태였다. 손의 수갑을 풀려고 인터넷을 검색했고, 인근 문구점에서 실핀을 사서 수갑을 풀려고 했으나 실패했다'고 진술했다"고 해명했다.

도주 후 노영대는 일산 호수공원을 지나 김포대교를 건너 인천 구월동까지 한적한 농로와 차도를 이용해 걸어서 갔다.

도중에 슬리퍼와 노란색 후드티, 장갑을 주워 추위를 이겨냈다.

경찰은 노영대가 양발에 동상을 입었지만 심한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노영대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 외에 부천과 인천에서 각 하루씩 숙박했으며, 미장원에서 머리를 삭발했다는 새로운 사실이 확인됐다.

노영대는 21일 아침 1년 6개월 전 알게 된 지인 박모(32)씨에게 전화를 건 뒤 부천에서 만나 도피자금 20만원을 받았다.

노영대는 22일에도 인천 부평역 인근에서 박씨에게 30만원을 받아 모두 50만원의 도피자금을 마련했다.

노영대는 이후 안산과 부천, 인천 등을 오가며 모텔에 투숙, 도피에 필요한 등산화와 체육복 1벌, 장갑 등을 마련하고 머리도 삭발했다.

교통수단은 주로 택시를 이용했다.

노영대가 검거 장소인 안모(54)씨의 오피스텔에 간 것은 24일 자정께. 노영대는 경찰 조사에서 4층 창문을 깨고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25일 잠복하던 경찰과 격투를 벌이다 검거됐다.

경찰은 노영대의 도주 과정에 도움을 준 것으로 확인된 박씨에 대해 범인은닉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그러나 안씨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 추가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노영대는 지난 11일 일산의 한 아파트에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에 이번 도주 혐의가 추가돼 조사를 받은 뒤 검찰에 송치된다.

경찰은 앞으로 노영대 진술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박씨 등 조력자에 대해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노영대는 지난 20일 오후 7시40분께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수갑을 찬 채 맨발로 달아나 닷새 만인 24일 오후 4시25분께 교도소 동기 안씨가 제공한 오피스텔에서 격투 끝에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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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장현 기자  jhyoo@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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