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1일 구리시체육관에서 열린 THE Bank 신한은행 2009-2010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안산 신한은행과 경기에서 금호생명은 윤득희의 8점, 4리바운드 활약을 앞세워 78-75로 이겼다.
기록이 뛰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금호생명으로서는 윤득희의 등장이 반갑기만 하다.
최근 조은주, 한채진, 김진영 등의 부상으로 주전 5명 외에는 교체 선수가 마땅치 않았던 금호생명은 지난달 말 전국체전까지 수원대 소속으로 출전했던 윤득희를 긴급 수혈했다.
이날 프로 유니폼을 입고 처음 코트에 들어선 윤득희에게 주어진 임무는 '바스켓 퀸' 정선민(35) 수비였다.
전반에만 22점을 퍼부으며 맹활약을 펼치던 정선민을 상대로 윤득희는 다부지게 막아서며 정선민의 공격자 반칙까지 유도해내는 등 분위기를 금호생명 쪽으로 돌려놓는 일등공신이 됐다.
정선민은 3쿼터 무득점, 4쿼터에도 필드골은 1개만 성공하는 데 그쳤다.
대학 시절 '아마농구의 정선민'으로 불리던 윤득희가 '진짜 정선민'을 상대로 프로 데뷔전을 승리로 이끄는 순간이었다.
윤득희는 "너무 떨려서 뭘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뛴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인성여고를 나온 윤득희는 프로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대신 대학 진학을 선택했던 선수. 윤득희는 "아무래도 센터만 해왔기 때문에 프로에서 성공하기보다 대학에 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이후 가끔 프로에 간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는데 이번에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178㎝의 크지 않은 키 때문에 고교 졸업 당시에는 프로행을 망설였으나 이날 키는 작아도 다부진 수비와 정확한 중거리슛을 앞세워 프로에서 성공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셈이 됐다.
이상윤 금호생명 감독은 "사실 다른 팀에서 반대했거나 같이 영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더라면 추첨을 해야 되는 상황이었는데 운이 좋아 영입할 수 있었다"면서 "오늘 골밑에서 정선민, 강영숙에 대한 수비를 잘 해줬다. 센터치고 키는 작지만 몸싸움과 위치 선정이 좋아 앞으로 신정자, 강지숙의 교체 요원으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윤득희는 "동기들보다 4년 늦게 프로에 온 만큼 특별한 목표보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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