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북미간 접촉에서 핵심 의제인 6자회담 복귀 문제를 놓고는 서로 근본적 견해차를 재확인한 것같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언급으로 유도하려던 미국과 일단 대화의 성과를 보고 6자회담 복귀를 결정하겠다는 북한의 입장이 팽팽한 기싸움 양상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앞으로 이어질 본회담의 시기와 장소, 협상 파트너 등 형식적 조건을 놓고 양측이 불완전하나마 교감을 형성했다고 관측할 만하다. 북한의 리 국장이 뉴욕 세미나 직후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미국이 북한의 초청을 수락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평양을 곧 방문하는 방식을 유추해본다. 시기는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방문(18-19일) 이후부터 미국 추수감사절 사이인 이달 하순이 유력할 것이다. 실무접촉이라는 형식적 절차를 마무리한 만큼 오바마 행정부가 내부 검토를 거쳐 조만간 대화의 구체적 사항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
북미간 접촉 밀도와 별개로 더욱 활발해진 북한과 중국의 외교전선도 주시해야 할 때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방중한 최태복 북한 노동당 비서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편리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해주도록 초청했다고 한다. 특히 북한이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동원해 후 주석의 김 위원장 방중 초청 사실을 공개한 것은 그만큼 성사 가능성이 크다는 방증이다. 김 위원장이 수교 60년을 맞은 양국 관계를 강화하면서 한때 건강이상설이 나돌았던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기 위해 빠르면 연내 방중 일정에 오를 수도 있다. 미국 오바마 정부와의 본격 협상을 앞두고 북한은 대중 유대관계도 강화할 것이다. 다양한 국제관계에서 협력을 해야 하지만 경쟁자인 미국을 염두에 둘 중국도 대북 정책을 더 공고히 해나갈 상황이다. 한반도 문제의 핵심 당사국인 우리 한국은 북한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책략과 실제 움직임을 자세히 분석해 시의적절하게 대처하면서 남북관계도 현명하게 조율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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