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제2순환도로 매입비용 2천200억원 확보 관건

(광주=에버뉴스) 이덕주 기자 = 법원이 제2순환도로 1구간을 운영하는 광주순환도로투자㈜가 자본구조를 임의로 변경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결함에 따라 광주시가 해당 도로를 직접 매입할 수 있게 된 가운데 거액의 매입비용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또 다른 과제로 떠올랐다.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법원의 판결에 따라 애초 실시협약 내용대로 광주순환도로투자에 자기자본비율을 6.93%에서 29.91%로 올리고 타인자본 중 선순위차입금 1천420억 원에 대한 이자율을 10.0%에서 7.25%로 내려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광주순환도로투자는 자기자본비율과 이자율을 임의로 조정하기 시작했던 2003∼2004년까지 소급해서 '원상회복'해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초과지급된 이자 전액을 환수하거나 자본으로 충당해야 한다.

광주시는 광주순환도로투자가 원상회복을 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원상회복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는 원상회복이 안 되면 민간투자법에 따라 제2순환도로 1구간 가치의 80% 금액(해지시 지급금)을 주고 직접 매입할 계획이다.

시는 현재 해당 시설물의 가치를 2천756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기 때문에 매입하려면 2천205억 원을 확보해야 한다.

시의 재정상황을 감안하면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고는 직접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시는 분할상환을 조건으로 지방채를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채 발행을 통한 광주시의 채무액이 7천525억 원(2012년 12월 말 기준)에 달해 지방채 발행이 쉽지만은 않다.

시는 새 민간투자자를 모집해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광주시는 현 민간투자자에게 매년 지원해왔던(2011년 238억 원) 재정보전금을 새 민간투자자에게 는 지원하지 않고 통행료도 큰 폭으로 인상하지 않는 조건을 염두에 두고 있어 새 민간투자자를 쉽게 물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는 도시공사가 투자자들의 펀드를 모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매입비용 2천200억 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다.

한편 제2순환도로 1구간의 가치 금액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 수도 있다.

해당 도로의 가치 금액이 얼마냐를 놓고 광주시와 광주순환도로투자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또한 해당도로의 가치를 누가 평가하느냐를 놓고도 이견이 표출될 수 있다.

광주시는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투자관리센터에 의뢰해 가치금액을 산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투자자가 가치금액 산정 방식 등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하면 지루한 법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시의 한 관계자는 21일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한 민간투자자를 상대로 한 첫 매입절차이기 때문에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민간투자자가 전날 내려진 법원의 판결에 항소하면 올 중·하반기에 법원의 최종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해 매입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