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키다리병'…벼 재배농가 고민 한방에 해결

(나주=에버뉴스) 김영숙 기자 = "친환경 재배인데, 키다리병 예방은 해야 하고…."
전남도농업기술원이 친환경 벼농사의 고민인 '키다리병' 방제 해법을 내놓았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은 12일 벼 키다리병 방제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는 온탕(溫湯)소독법과 유기농 자재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반 재배 농가에서는 그동안 키다리병 방제를 위해 프로클로라즈 유제와 살충제를 섞어 볍씨를 소독해 사용했다.

그러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재배 농가는 사뭇 사정이 다르다. 농약이 한 방울이라도 묻으면 안 되기 때문에 볍씨 소독부터 큰 고민거리다.

도 농기원은 이 같은 고민 해결을 위해 기존 온탕 소독법에 유기농자재인 석회황을 더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볍씨를 60℃의 물에서 10분간 담근 후 곧바로 꺼내어 찬물에 식힌다.

이후 30℃의 물(20ℓ)에 석회황(22%)을 50배 희석(440㎖)한 후 볍씨를 하루동안 담그면 된다.

소독이 끝나면 물로 잘 씻어서 싹을 틔우고 파종하면 된다.

소독 때 석회황을 사용한 용기를 다시 화학농약으로 소독할 경우 약해(藥害)가 발생할 우려가 큰 만큼 소독용기 구분 등 세척에 유의해야 한다.

도 농기원은 지난 3년간 이 방법으로 싹을 띄운 볍씨를 파종한 결과 98%의 소독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벼 키다리병은 주로 종자 속에 있는 곰팡이로 발병한다.

감염된 벼는 웃자람이 심해 못자리 초기부터 말라죽거나 감염 정도에 따라서 모내기 이후까지 발생, 심하면 수확량이 최대 40% 이상 줄어든다.

이 병은 감염된 종자를 계속 사용해 발생한다. 철저한 볍씨 소독만이 가장 효율적인 방제법이다.

도 농기원 친환경연구소 신길호 박사는 "온탕소독 할 때 너무 많은 볍씨를 넣으면 온도가 낮아져 소독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물의 양을 소독할 볍씨의 10~20배로 충분하게 넣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남지역 친환경 벼 재배면적은 6만300ha로 전체 17만1천ha의 35%에 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