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교사를 꿈꾸는 밭치맥

(안양=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아이들이 엄마 나라의 말을 잊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려고 합니다. 상담 교육 과정도 제대로 배워 그들의 곁에 친근하게 다가서고 싶어요."
몽골 출신의 수흐바타르 밭치맥(32) 씨는 2일 경인교육대학교의 '이중언어 교원 양성과정'에 등록, 오리엔테이션을 들으면서 "엄마 나라를 잘 알려주는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밭치맥 씨는 앞으로 내년 1월 29일까지 토·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국어 교수법 등을 배우는 강행군에 나선다. 내년 2월 한 달여 간 방학하고 나서 다시 3월 2일부터 5월 20일까지 수업을 이어받아 교육 과정을 마친다.
천안에 사는 그는 약 2시간 걸리는 통학 시간과 빡빡한 강의 일정 탓에 10개월 된 딸을 어린이집에 맡겼지만 졸업하면 방과 후 교사로 나선다는 기대감에 밝고 희망에 찬 표정이다.
"집에서 쓰는 몽골어를 자세히, 제대로 가르쳐 준다면 자녀와 엄마 사이가 더 좋아질 것 같아요. 물론 남편도 배운다면 더 화목한 가정이 되겠지요."
그는 1999년 몽골국립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법률회사에서 일하던 중 한국 사람들을 만나며 관심을 가졌다. 2004년에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한국어 과정을, 2005년은 광운대에서 인문학과정을, 2006년부터 3년여 간은 서울 시립대학교 대학원에 다니며 법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작년 1월 건설회사에 근무하는 남편을 만나 천안에서 살고 있다.
"몽골에 있는 친구들은 이미 판사나 변호사가 됐지만 부럽지 않아요. 남편을 만난 게 더 큰 소득이기 때문이죠. 남편은 매사에 즐겁게 살며 웃는 스타일이기에 제가 참 편합니다."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그는 교사 과정을 배우는 게 처음이다. 앞으로 한국어 문법과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등 한국어 교사 과정과 다문화 교육, 한국 사회의 이해, 한국의 언어와 문화, 한국 학교 교육체계 등을 익힐 예정이다.
밭치맥 씨는 교사 과정을 마치면 경기도 교육청이 산하 초등학교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마련한 다문화 가정 자녀를 가르치는 한국어 교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약 150만 원의 월급을 받는 일자리를 얻는 셈이다.
이 교육 과정을 담당하는 장인실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번 과정에서는 일단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다음에는 이중 언어에 더 비중을 둘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강화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다문화 교육은 일반 교사와 학생이 다문화 개념을 올바로 이해하도록 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인교대는 이중언어 교원 과정을 이날 개강했으나 오는 25일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별도의 입학식을 따로 개최해 축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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