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병원들 러시아인 의료관광 유치 열기

(국제=에버뉴스) 한국 의료업체들이 러시아인 의료 관광객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이들 업체는 모스크바에서 나흘 일정으로 지난 20일 개막한 국제관광박람회(MITT)에 참가해 분주하게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극동 러시아 지역에서 입 소문에 끌려온 러시아인 의료 관광객의 숫자를 크게 늘리려는 시도다.

MITT는 연례행사로 러시아를 포함한 독립국가연합(CIS. 옛 소련권 국가 모임) 지역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관광 박람회다. CIS 회원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관광청과 여행사가 대거 참가한다.

한국은 이번에 관광공사 모스크바 지사 주관으로 서울의 한림대 의료원·우리들 병원·리젠 메디컬그룹 등과 대전의 충남대 병원·선병원, 원주의 상지대 한방병원 등 병원 11곳, 여행사 7곳, 지방자치단체 4곳이 참가했다.

이들 업체는 방문객들에게 의료 관광 정보 등에 관한 각종 홍보활동을 하고 개별 상담회와 시험 진료 등 다양한 이벤트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모스크바 시내 엑스포 센터 전시홀의 중심부에 자리 잡은 한국 의료 관광 홍보관은 지금까지 전자통신기기, 자동차 등의 첨단 산업 제품으로만 널리 알려진 한국의 의료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방문객들로 연일 붐비고 있다.

정재선 관광공사 모스크바 지사장은 "이번에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한 유럽 러시아 지역과 CIS 권역에서 한국 의료 관광의 입지를 굳히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러시아인 관광객은 모두 16만 6천여 명으로, 그 가운데 의료 관광객은 약 1만 2천 명으로 파악된다. 연간 50만 명가량으로 추산되는 러시아 전체 의료 관광 인구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앞으로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지면 독일, 스위스, 이스라엘 등 유럽ㆍ중동과 중국, 터키,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로 향하던 상당수 러시아 의료 관광객의 발길을 한국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

건강검진과 정형외과 중심의 선병원 김창식 국제진료팀장은 "작년부터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면서 "러시아 중심부를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홍보하려고 행사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지난해 약 200명이던 러시아인 환자가 올해는 훨씬 더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소개하고, 이에 따라 러시아 의사 출신의 전문 코디를 두고 러시아인 환자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형ㆍ피부 치료 분야에서 강점을 인정받는 리젠 메디컬그룹 문진숙 피부과 실장도 "별달리 홍보하지 않았는데도 러시아 손님이 늘고 있다"며 "이번 행사 기간에도 현지인들의 관심이 뜨거워 좋게 전망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리젠 그룹은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인력을 뽑아 코디로 배치하고 공항에서 호텔까지 픽업 서비스를 하는 등 특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