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버뉴스) 이덕주 기자 =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U 대회·공사 추정가 915억원) 다목적체육관 시공업체로 선정된 진흥기업 컨소시엄의 가격낙찰률(입찰가/추정가·실제 공사비)이 75%(686억원)로 나타나면서 광주시는 예산 147억원 가량을 절감하게 됐다.

턴키(설계·시공 일괄발주)공사에서 가격낙찰률이 70%대로 나온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역대 광주시가 턴키방식으로 발주한 공사 물량 중 가장 낮은 가격낙찰률이다
광주시가 최근 실시한 총 9건의 턴키공사 평균 가격 낙찰률은 95％, 2010~2012년 전국 턴키공사 평균 가격 낙찰률은 88%였다.

4대강 살리기 1차 사업의 평균 낙찰률도 94%에 달했다.

가격낙찰률이 낮을수록 그만큼 예산 절감이 이뤄진다.

이처럼 가격 낙찰률이 낮을 수 있었던 데에는 다양한 원인이 거론된다.

우선 효성그룹 계열사인 진흥기업이 광주·전남 시장 진출을 위해 '과감하게' 가격을 낮게 적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광주시가 통상 턴키공사 수주업체를 설계평가 70%, 가격평가 30%를 반영해 선정해왔던 것과는 달리 U대회 다목적체육관 수주업체 평가에서는 가격평가 비율을 40%로 올려 가격경쟁을 유도한 점도 가격 낙찰률 인하 효과를 가져왔다.

특히 검찰이 총인시설 비리와 관련해 업체 간 가격담합 사실을 밝혀내는 등 고강도 수사를 하면서 업체들로 하여금 가격담합에 대한 유혹을 근절시킨 것도 예산절감을 이끌어 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총인시설 입찰 때에는 업체들이 공사가격을 담합해 가격차이는 크지 않았다. 대신 설계평가로 '승부'를 걸었다.

이에 따라 로비전이 전개됐고, 다수 공무원을 포함한 설계심사위원들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총인시설뿐만 아니라 그동안 상당수 턴키입찰 과정에서 업체 간 가격담합 의혹이 불거졌다.

대기업 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21일 "그동안 턴키입찰 평가에서 가격평가는 큰 의미가 없었고 설계평가를 통해 최종 업체가 선정됐다"며 "그러나 이번 U대회 다목적체육관 입찰에 응찰한 업체 간 가격담합이 이뤄지지 않았고 광주시가 가격 쟁쟁을 유도한 것이 가격낙찰률 인하 효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진흥기업 컨소시엄이 낮은 가격에 시공하는 만큼 부실공사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진흥기업의 한 관계자는 "설계단계에서부터 원가 절감 부분을 반영했기 때문에 부실공사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그간 발주처(관공서)의 공사 추정가격이 지나치게 높아 건설업체만 배를 불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95%의 가격낙찰률로 턴키공사를 수주했던 업체들은 막대한 이익을 남겼을 것이란 논거에서다.

광주시의 한 관계자는 "업체 간 가격경쟁을 유도해 140억원이 넘는 예산을 절약했다"며 "앞으로 입찰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대형공사는 설계적합 최저가 방식(일정수준 이상의 설계를 제시한 업체를 대상으로 가격심사)이나 설계와 시공 분리입찰 방식 등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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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주 기자  dokjulee@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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