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벤나탄 WFFM 총재

 "박물관도 오락 제공해야..후원회 중요"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박물관은 대중에게 오락적인 요소를 제공하기를 거부해서는 안 됩니다. 박물관은 '가야만 하는 곳'이 아니라 '가기를 원하는 곳'이 돼야 합니다. 박물관은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대중에게 어필해야 합니다"
3일 열리는 한국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국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다니엘 벤나탄(67) 세계박물관회연맹(WFFM) 총재는 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박물관은 기존 역할을 하면서도 대중에게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박물관이 깨닫는다면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매력적인 전시를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박물관은 문화의 요새로서 오락을 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교육과 오락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충돌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과거에는 박물관에 의자를 만들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지만, 이제는 많은 주요한 유물 앞에는 의자가 있어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부관장으로 있는 이스라엘박물관의 예를 들었다. 아이들에게 보물찾기 방식의 과제를 주면 아이들이 전시실을 돌면서 스스로 유물을 찾다가 흥미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기존의 박물관은 부모가 아이들을 박물관에 데려가면 아이들이 금방 싫증을 냈는데 이제는 아이들이 박물관을 재미있게 생각하고 부모를 데리고 간다"
그는 21세기에 박물관이 발전하려면 자원봉사자와 박물관회(후원회)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물관에 대한 정부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박물관이 살아남고 발전하려면 자원봉사자와 후원회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아시아의 박물관은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대부분 정부예산에 의존하지만, 박물관이 더 많은 일을 하려면 민간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 박물관은 대중으로부터 받는 다양한 지원 없이는 성장은 물론이고 생존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박물관은 박물관 운영예산에서 후원회가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이른다면서 후원회나 자원봉사 조직이 커질수록 기업들도 박물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원을 늘릴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WFFM은 1975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설립됐으며 18개국의 박물관회연맹이 정회원으로, 21개국 27개 개별 박물관회가 준회원으로 가입된 단체다.
우리나라는 아직 가입 단체가 없는데, 벤나탄 총재는 국립중앙박물관의 후원회 역할을 하는 국립중앙박물관회가 WFFM에 가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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