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최정인 기자 = 올해 인천 연평도와 덕적도 근해에서 꽃게가 풍어를 이루면서 허용어획량을 초과, '꽃게를 계속 잡게 해 달라'는 어민과 '꽃게잡이를 중지해야 한다'는 정부가 크게 대립하고 있다.
정부는 2일 어민과 인천시의 계속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꽃게잡이를 중지하라고 최종 결정, 어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 연평어장과 서해 특정해역(덕적도 서쪽 해역)에서 조업하는 꽃게잡이 어선 154척은 올들어 11월 현재까지 농림수산식품부가 정한 연간 꽃게 총허용어획량(TAC.Total Allowable Catch)인 4천100t을 훌쩍 넘긴 6천100t 가량의 꽃게를 잡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는 어선별로 꽃게잡이 할당량을 모두 채운 연평어장 소속 7척, 서해 특정해역 소속 31척 등 총 38척의 어선에 대해 지난달 30일자로 꽃게잡이 중지를 지시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올해 꽃게 어획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 이례적인 현상임을 감안, 지난달 22일 1차례에 걸쳐 꽃게 1천150t을 추가로 잡도록 허용했지만 이마저도 연평어장을 중심으로 며칠새 모두 채워 져 꽃게잡이 중지를 통보받는 어선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연평어장과 서해 특정해역에서 꽃게 총허용어획량을 결정하고 꽃게잡이 어선을 통제하는 것은 어족자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수산자원보호령, 농림수산식품부령 등에 근거해 매년 꽃게자원의 개체 수와 연간 어획량 등을 따져 연간 허용어획량을 결정한 뒤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고 있으며, 지자체는 어선별로 수협 위판실적 등을 따져 꽃게잡이 할당량을 정하고 선주에게 이를 통보하고 있다.
할당량을 초과한 어선이 꽃게잡이 중지를 통보받은 이후에도 꽃게를 계속 잡다가 적발될 경우 어업 정지 또는 과징금 처분의 처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어민들은 정부가 꽃게 총허용어획량제를 보다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정부의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어족자원 보호도 중요하지만 지난 2007년 이후 증가세로 돌아선 꽃게 어획량 추세를 반영, 꽃게잡이 허용량을 늘려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올 하반기의 경우 어느 때보다 꽃게를 많이 잡았지만 kg당 단가가 낮아지면서 오히려 적자를 보는 등 예상치 못한 피해가 생기는 경우도 있어 정부가 '원칙'만을 고수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어민들은 밝혔다.
또 어선별 꽃게어획 할당량의 기준이 애매하고 꽃게어종의 경우 연평어장과 서해 특정해역에 한해서만 총어획허용량제를 적용, 다른 해역과 비교하면 정부 방침이 형평에도 어긋나기 때문에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 내용의 집회 등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어민들의 민원을 접수.처리해야 하는 인천시와 옹진군 등 지방자치단체 측은 남은 연말까지 추가로 어민들이 꽃게를 잡도록 허용할 방법이 없어 농림수산식품부의 방침을 수용해야 할 입장이다.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불과 3년여 전부터 꽃게가 많이 잡히기 시작, 어황이 그런대로 괜찮아 어민들이 그동안의 적자를 모처럼 보전할 기회라는 점을 감안, 연말까지 3천t의 꽃게를 더 잡게 해 달라고 농림수산식품부 측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별다른 대안이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in@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취재팀 evernews@evernews.co.kr
<저작권자 © 에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 대통령, 총리·비서실장 인선에 깊어지는 고심…총선 수습 출발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