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문화 산책 가을 특집

<내 소설의 88쪽>

 

 

우연히 넘긴 소설의 한 페이지에서 우린 자신을,

그리고 인생을 발견한다.

 

 

짧지만 아름다운 문장 속에 묻어놨던

오늘을 사는 나와 꿈꾸고 싶었던 미래가 있던 페이지 88쪽!

소설가가 들려주는 ‘내 소설의 88쪽’은 어디일까?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 속, 펼쳐진 빛나는 리듬!

 

 

각양각색의 매력을 지닌 세 명의 소설가와

귀를 달콤하게 만드는 소규모아카시아밴드와 함께

가을밤을 문학의 향기로 수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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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련한 사랑의 향기 정한아의 <의자> ●

 

살면서 만나게 되는 예기치 못한 아픔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묻어둔 과거를

끄집어내게 한다.

소설가 정한아의 마음속,

자리 잡은 의자처럼...

 

 

상처받은 나무처럼, 그의 얼굴이 흔들렸다.

나는 웅성대는 숲을 바라보았다.

비에 젖은 느티나무들이 끝도 없이 늘어서 있었다.

 

 

- 나를 위해 웃다 <의자> 중에서-

 

 

나이답지 않은 삶의 대한 깊은 성찰로

뜨거운 청춘을 보내고 있는 소설가 정한아!

그녀와 함께 마음속 깊이 묻어 두었던 ‘추억’을 곱씹어본다.

 

 

● 바삭바삭, 잘 구운 과자 소리가 나는

하성란의 <웨하스로 만든 집> ●

인간 愛의 따뜻한 응시와 섬세한 문체로

<동인문학상>, <오영수 문학상>등 온갖 문학상을 휩쓴,

소설가 하성란!

그녀가 한올 한올 실타래처럼 풀어내는 웨하스 같은 삶.

 

“과자로 만든 집이야. 마루는 음, 웨하스로 만들었어.

이건 웨하스 씹을 때 나는 소리야.”

자매들이 발끝을 들면서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그러니 조심해!

-웨하스 <웨하스로 만든 집> 중에서-

 

 

수줍은 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세상을 향한

날카로운 시선을 날리는 그녀와

부스러기 폴폴 날리는 웨하스로 만든 집을 찾아가본다.

 

 

 

 

 

● 음치들의 아름다운 하모니

김중혁의 <엇박자D> ●

 

 

문장을 넘어 소설의 색다른 매력을 전하는 사람이 있다.

때론 음악 칼럼니스트로, 때론 카투니스트로

삶의 다양한 맛을 아는 재미에

푸욱 빠져 사는 남자, 소설가 김중혁!

 

 

어둠 속이어서 그런 것일까, 노래는 아름다웠다.

서로의 음이 달랐지만 잘못 부르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마치 화음 같았다.

어둠 속이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악기들의 도서관 <엇박자D>-

 

 

엇박자 속 발견한 삶의 노래와

그가 전하는 우리 시대의 진정한 하모니!

 

 

가을밤을 촉촉이 적실 소설 속 한 페이지는 무엇일까?

                      우리 인생에서 찬란하게 빛난 인생의 페이지를 만나본다.

 출처 : 한밤의 문화산책

신소희 기자  evergreen@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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