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전 청와대대변인

박 대통령 취임 후 첫 미국 방문길 9일 박 대통령을 수행하던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전격 경질됐다. 청와대 대변인이 외국 방문 현지에서 경질된 것이 초유의 일이기도 하지만, 경질 이유가 성추행 의혹 때문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지금 나라 전체가 ‘성추행 혐의’로 전격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에 비난의 글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건을 풍자한 ‘패러디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는 통역 안내를 맡은 재미교포 20대 여성과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현지 경찰이 신고를 받고 수사중이다. 윤 전 대변인은 ‘성추행은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궁색하고 오히려 성추행 의혹 사건 전후 행적이 하나 둘 구체화되고 있다. 그는 이번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에 찬물을 끼얹졌다.

‘대통령의 입’인 청와대 대변인이 박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해외방문을 수행하면서 성추행 의혹을 사는 일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일반 직장인들도 사내교육을 통해 성추행 예방 교육을 받을 정도로 성추행 문제는 사회적인 이슈가 된 지 오래다. 그런데 고위 공직자가, 그것도 한미정상회담이라는 국가적인 행사에 참가하면서 젊은 여성과 술을 마시면서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것 자체가 처신을 잘못한 것이다.

윤 전대변인은 자신의 ‘윤창중 칼럼세상’이라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박근혜의 위기관리 능력, 그리고 새누리당의 본색’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한 적이 있다. 칼럼에서 그는 김형태 당시 새누리당 의원의 ‘제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요즘 대한민국 국민은 눈만 뜨면 성폭행, 성추행하는 미친놈들에 관한 뉴스 때문에 스트레스 정말 팍팍 받으며 살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새누리당은 정신 차려야 한다.(김형태 의원이) 탈당했다 해서 여기에 멈추면 큰 일 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색누리당 이미지 때문에 대선 앞두고 고생 깨나 하고 산통 다 깨질지도 모른다. 당장이라도 (김 의원을) 검찰에 고발해 진상 규명을 법의 손에 맡겨라! 진실로 확인되면 금배지를 반드시 떼도록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충고를 했다. 그런데 지금은 본인이 그 장본인이 되어 버렸다.

그의 어이없는 행동은 많은 사람에게 분노와 좌절을 안겨주고 있다.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정상회담은 양국간 동맹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북한리스크’로 야기된 외국투자자들의 불안을 해소시켜주는 등 많은 성과를 올렸다. 박 대통령은 귀국 후 이같은 성과를 국민들에게 보고하고,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윤창중 사건’은 한미정상회담의 오점(汚點)이 돼, 박 대통령이 방미 성과를 자랑하기 전에 대(對)국민 사과부터 했다. 외신도 ‘윤창중 사건’을 비중있게 다뤄, 대한민국이 망신을 당하고 있다. 미국 교포사회는 한미정상회담 이후 조국에 대한 자부심이 충만했으나, 이번 추문이 알려지면서 충격에 빠져 있다고 한다.

‘윤창중 사건’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박 대통령의 ‘불통인사’에 대한 논란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야당은 물론 여당 인사까지 반대했지만, 박 대통령은 그를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이번 성추행 파문은 박 대통령의 불통인사가 낳은 예고된 참사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이번 사건의 진상을 소상히 밝혀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 고위 공직자들은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 이동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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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후 기자  ceo@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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