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김한길 대표가 당 혁신안을 발표했다.  중앙당의 사무실을 10/1로 축소하고 당직자 숫자도 줄이고 줄인 숫자 중 일부를 시·도당에 파견하여 정책기능을 강화하고 정책연구원을 독립시킨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김한길 대표는 이러한 당 혁신안에 대해 스스로 ‘독한 혁신’이라 밝혔는데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별로 그렇게 느끼는 분위기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중앙당을 축소하고 당직자 숫자를 줄이면서 지역으로 권한을 나누겠다는 분권화 방안이나 국민 참여를 통해 당과 국민과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는 개방화 어느 쪽도 그다지 새로운 혁신방안으로 비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 시점에 당 혁신보다 훨씬 국민의 관심이 높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에 대해서는 정작 아무 언급이 없는 것도 궁색해 보인다.  물론 당 대표라 할지라도 소속 국회의원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할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쉽게 언급할 수 있는 당사 규모 축소와 당직자 수 줄이는 것에 대해 ‘독한 혁신’이라 자찬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

새 지도부가 들어섰지만, 당 지지도는 추락 세를 면치 못하고 10% 대에 머물고 있다.  민주당과 야권 재편과정에서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한 안철수 의원 측은 새 정치의 내용으로 진보적 자유주의를 언급하면서 그동안 노동을 중시하는 입장을 취해온 최장집 교수 등을 앞세워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진보정당 일각에서도 이에 일정하게 호응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시점에서 민주당이 당 혁신을 둘러싸고 벌이는 논란의 내용을 보면 과연 문제의 심각성을 얼마나 절실히 느끼고 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김한길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차기 대권에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이처럼 주인의식이 없는 지도력으로 작금의 민주당을 얼마나 환골탈태시킬 수 있느냐는 본질적인 회의가 갈수록 깊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제부터라도 야당으로서 국민에게 앞으로 어떤 세상에서 살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와 방향을 분명히 제시하고 이를 위해 스스로 솔선수범하면서 국회의원 등 지도부 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희생을 감내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안철수 의원이 제시했던 국회의원 숫자 줄이기가 새 정치나 정치개혁의 올바른 방향이 아니란 것은 많은 사람이 동의하고 있다 그렇지만 국회의원들이 먼저 자신들에게 주어지는 특권을 내려놓으면서 숫자를 줄여서는 안 된다고 해야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을 것이고 민주당이 먼저 이 같은 문제에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고 여당과 서로 눈치를 보면서 지금처럼 어정쩡한 태도로 원내 제1야당의 지위에 적당히 안주하려 한다면 머지않아 당의 존폐를 걱정해야 할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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