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는 이날 공개한 '정신장애인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국가 보고서'에서 "작년 정신보건기관에서 치료 중인 환자 6만8천여명 중 보호의무자의 의사에 따른 입원이나 강제 응급입원이 86.2%인 반면, '자의에 의한 입원'은 13.8%(9천30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보호의무자는 정신장애인을 돌볼 의무가 있는 사람으로 보통 직계가족이 해당하나, 노숙자 등 무연고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 등 지방자치단체장이 역할을 맡는다.
인권위의 조형석 장애정책 팀장은 "자의 입원은 당사자가 원할 때 바로 퇴원할 수 있어 환자 수를 유지해 수익을 내야 하는 병원의 이해관계와 어긋난다"며 "자의로 입원해도 보호의무자 입원으로 기록해 환자를 오래 붙잡아 두는 실태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이어 작년 정신장애인의 평균 입원일수가 233일로 영국 52일(1999년), 독일 26.9일(1997년) 등의 외국 사례보다 너무 길고, 전체 환자의 약 25%는 퇴원 뒤에도 보호의무자의 요청으로 타 시설로 다시 강제 입원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이에 따라 정신보건법을 개정해 '자의 입원 원칙'을 명문화하고, 입원 요건과 추가 입원 절차를 강화해 환자가 장기간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치료를 받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에 권고했다.
자신의 입ㆍ퇴원 수속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전화 통화 및 면담을 제한받는 폐해가 심각해 정신보건법에 '정보제공 및 외부 소통권 보장' 조항을 넣을 것을 제안했다.
또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해결하고자 ▲ 사회복귀 시설의 확충 ▲ 정신분열증 등 부정적 병명의 변경 ▲ 정신보건 복지 예산 확대 ▲ 재활모임 지원 등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2007년 정신장애인 인권 실태를 파악하는 종합 보고서를 작성키로 해 약 2년8개월 동안 조사를 벌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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