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광양지부 김 모 조합원이 노동탄압을 이겨내지 못하고 유서를 남긴 채 목숨을 끊은 사건이 온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자살한 직원이 남겨놓은 유서에는 구체적으로 노조 탄압 사례가 적혀있다. KT 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진상위원회를 확대해 전모를 밝히겠다고 다짐했다.

통합진보당도 KT의 악랄한 노동탄압은·헌법 유린행위라며 정부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부분은 임단협 찬반투표를 감시하는 구체적 내용이다.

 찬성 쪽에 기표가 된 투표용지 사진과 함께 KT 노동조합 단체교섭 찬반 투표 후 검표가 두렵다는 내용 등 실체적 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내용으로 꽉 차있다. 김 씨의 유서는 ‘KT 노동조합 단체교섭 찬반 투표 후 검표가 두려워서 항상 사진으로 남긴다.

 ‘2010년, 2011년 투표 전 개인 면담 시 반대로 찍은 사람은 쥐도 새도 모르게 날아갈 수 있으니 알아서 찍으라는 엄포’ 등을 폭로하고 있다. 사측의 감시가 두려워 자신은 사측의 요구대로 응했다는 자신의 투표 결과를 사진으로 남겼다는 의미다. 사측이 검표하면 다 나온다는 협박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사진으로 자신의 투표 내용을 찍어 물증으로 삼은 것이다. 15년간 이어진 노조탄압은 지난 5월 체결한 단체 교섭과정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KT 단일노조는 5월 21일 조합원 82.4%의 찬성으로 △임금동결 △고졸 정규직인 ‘세일즈직’ 신설 △면직제도 신설 △연구수당 등 수당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단체교섭에 합의했다.

노사는 이번 단체교섭을 상생협력 노동운동의 신호탄이며 기득권을 포기한 노사 대타협의 목적으로 자칭하고 있지만, KT 민주동지회와 KT 새 노조 등이 발표한 바로는 내부직원들의 반발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이런 현실 속에서 KT 노동조합원이 주권을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겠는가. 15년간 사측(KT)으로부터 노동탄압이 이제 끝났으면 합니다. 라는 호소문에서 탄압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자살의 길을 택한 김 씨뿐만 아니라 전체 노조도 지난 5월 탄압을 더 는 참을 수 없는 사태로 인식하고 항거에 나섰다.

KT 창사기념일인 지난 1일 광화문 KT 사옥 앞에는 KT 민주동지회 회원들이 모여 이번 노사 합의를 두고 ‘노사 야합’이라며 규탄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여기에다 조합원이 목숨을 끊은 사태로 이어지자 노조가 정면 대항의 길을 택한 것이다.

 KT 노동조합은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진상조사위원회를 확대해 티끌만 한 부정도 놓치지 않고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겠다. 고 밝혔다. 이어 “만일 찬반투표 과정에서 외압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노동조합 차원에서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고인의 죽음을 욕되게 하는 어떤 정치적인 조작과 모략도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 씨의 남긴 유서에서 KT의 노조 탄압의 실체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럼에도 KT 측은 이를 부인하며 개인적인 불만 때문에 죽음의 길을 택한 것으로 진실을 왜곡하려 하고 있다. 죽음과 유서는 현 존재하는 진실이다. 그런데도 사측이 탄압을 부인하고 있으니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가 진상 규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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