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5기 3년, 호남인의 다짐

민선 5기 지방자치기간도 내년 6월 4일이면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치러지므로 현역들은 벌써 쫓기는 마음이 생겨날 것이다.

때맞춰 내놓은 자치단체장들의 홍보자료를 보면 그들의 속내를 짐작해볼 수 있다. 광주·전남은 유독 현역을 초조하게 만든다. 안철수 신당설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안 의원의 신당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를 기정사실로 하고 가상 여론조사까지 펼친 언론매체도 있다. 그 결과는 민주당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호남에서 지지도 조사결과 안철수 당이 민주당을 앞서는 걸로 나온다. 구체적으로 광역단체장 가상 대결을 해봤더니 안철수 당이 독주하고 심지어 더블스코어로 민주당 현역이 안철수 당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의 민심이 이토록 민주당을 외면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여느 지역 사람들처럼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과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혼재되어 나타난 결과로 보는 이가 많다. 이제 민주당이든 새누리당이든 기존정당은 싫다는 근원적 문제의식이 작동한 결과로 보아야 한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이 이 지역민심에서 멀어지게 된 것은 다름 아닌 민주당과 지역 국회의원들의 잘못 탓이다. 질 수 없는 대선에서 패한 민주당을 텃밭 유권자들이 다독거려줄 이유가 없다. 기대가 컸으므로 실망도 그만큼 반대쪽으로 달리기 마련인 것이다.

지역 민주당의원들에 대한 혐오감도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지금 지역구를 돌아보면 이 지역 민주당 의원을 칭찬하는 사람이 몇이나 된지 알게 될 것이다. 선거철만 반짝 지역 밀착형 행태를 보이다가 당선되면 거드름 피우며 지역 챙기기에는 소홀해 버린다. 지역 예산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국회의원들에게 언제까지 텃밭이라는 동정심만으로 표를 던질 수는 없다.

안철수 당도 호남 민심 앞에 겸허한 자세로 무릎 꿇고 기도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자만의 기미가 엿보인 것이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안철수와 그 주변들이 아무리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려 해도 안 의원을 지지하는 지역 인사들이 옛 정치 행태를 보인다면 미래는 없다. 새 정치에 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는 지역별 신당 발기인과 후보자 선정과정에서 선명하지 못한 잣대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벌써 광주·전남 지지자 중에는 깨끗한 정치와는 거리가 먼 인사들이 수두룩하다. 전남 지역구를 버리고 서울로 옮긴 후 총선에서 패한 민주당 인사가 안철수와 가까운 것처럼 행세하며 다시 지역을 넘보고 있다. 이런 작태를 보고 지역 언론들이 비판을 가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내년 지방 선거 결과는 결국은 지역유권자들의 최종 판단에 달려있다. 상황이 변해서 1년 후에는 어떤 인사가 최종 승리를 거둘지 지금은 장담하기 어렵다.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있어서다. 지방선거 후보가 어떤 인물로 정해지더라도 새 정치를 향한 굳건한 의지만큼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정당과 인물본위로 선택의 기준으로 삼고 그 원칙만은 변하지 말아야 한다. 민선 5기를 1년 남겨놓은 시점에서 광주. 전남 유권자들이 새겨두고 투표장까지 이어지는 다짐이어야 한다.
호남의 선택이 내년 지방 선거 승패를 가른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곱씹어 볼 일이다.

<끝>

편집국 webmaster@evernews.co.kr

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