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옥 경장

어머니 병간호를 위해 호텔 요리사를 그만두고 두 번 순경이 된 '효자 경찰관'이 치매노인을 구했다.

익산경찰서 부송지구대 유재옥(35) 경장은 10일 오전 10시 20분께 "정상적이지 않은 노인이 동네에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하지만 이 노인은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유 경장은 동료와 40분간 거리를 헤맨 끝에 익산시 금강동 체육공원 근처를 배회하는 노인을 발견했다.

허름한 차림의 노인을 지구대로 데려가 안정시킨 뒤 집 위치와 연락처를 물었다.

그러나 치매 증세를 보인 노인은 "나는 수풀 림(林)을 쓴다"며 자신의 이름 중 한 자만을 겨우 말했다.

유 경장은 노인이 부근에 살 것으로 보고 경찰 전산망을 확인했지만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조회해 노인이 임모(73·여)씨이며 익산시 영등동에 산다는 사실을 확인, 이날 오후 12시 30분께 임씨를 남편에게 인계했다.

임씨의 남편은 "어제 집을 나간 아내를 찾느라 애간장을 녹였다"며 "폭염에 화를 당했을지 모를 아내를 구해줘 매우 감사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어머니 병구완을 위해 두 번 '순경' 계급장을 단 유 경장은 이번 사건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특급호텔 요리사로 일하던 유 경장은 2007년 12월 대장암 진단을 받은 어머니(58)의 소원인 경찰이 되려고 다시 펜을 잡아 이듬해 8월 순경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6개월간 교육을 받고 경기경찰청 안성경찰서에 발령받은 유 경장은 야간근무가 끝날 때면 고향인 익산까지 달려와 어머니의 말벗이 돼 줬다.

일주일에 서너 번 이 같은 생활을 계속했으나 힘에 부쳤다. 연고지 근무 신청을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마침 전북에서 채용시험이 있다는 소식에 사직서를 내고 응시해 다시 '순경' 배지를 달았다. 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두 번 순경이 된 것이다.

현재 유 경장의 어머니는 건강을 되찾았다.

유 경장은 "가족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치매노인을 꼭 가족의 품으로 보내고 싶었다"면서 "마음이 뿌듯하며 앞으로도 주민과 함께하는 든든한 경찰상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익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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