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인터넷이 보편적 의사소통 수단으로 발전한 지는 벌써 오래되었다. 원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나 다른 사람과 단체의 홈페이지, 포털사이트에 접근해서 자신의 의견을 얼마든지 개진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전달될 수 있다.

인류 역사상 이보다 더 훌륭한 의사 전달 도구는 없었다 할 정도로 인터넷의 등장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터넷은 그동안 생각만으로 그친 직접 민주주의의 실현 가능성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아바타, 대리현상 등의 다양한 정체성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익명성을 통해 국적이나 신분, 계급, 연령, 남여 등의 현실사회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자유와 평등의 신장을 가져왔다. 또한 다양한 정보의 공유를 통하여 개개인의 역량이 강화되었으며, 표준화 단계를 거쳐서 소통의 원활, 효율성의 극대화를 이룰 수 있게 되었다.

반면에 몇몇 소수자의 선동정치로 인하여 참여 민주주의의 본래 의미를 퇴색 시킬 수 있으며, 지나친 정체성을 경험함으로써 참된 자아가 누구인지도 모를 만큼 정체성의 혼란이 올 수도 있다. 또한 익명성을 이용한 방종(책임 없는 자유)과 일탈 행위로도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크래커의 신종범죄가 극성을 부리며,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등의 문제도 심각해 질 수 있다. 나아가 하나의 오류로 인한 전체 시스템 전체의 붕괴도 우려된다.

이처럼 인터넷은 우리 생활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양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최근 인터넷에서 막말로 다툼을 벌이던 30대 남자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동갑내기 여자를 찾아가 살해하는 사건이 부산 해운대구에서 발생했다. 현재 인터넷과 SNS 공간은 폭언이 난무하고 있는 공간이다.

이번 살인 사건도 두 남녀가 ‘5·18’ 주제를 놓고 인터넷 상에서 논쟁을 벌이다가 감정이 격앙되자 욕설과 비방으로 상대를 공격했다고 한다. 작년 4월에는 인터넷 채팅을 하다가 10대 3명이 상대인 20세 남자 대학생을 서울 서대문 공원으로 불러내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네티즌들의 자정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부경대 신문방송학 이상기 교수는 “이번 상황은 대립이 거듭되고 토론문화가 부재한 현실 사회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며 “그저 가상공간의 문제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현실과 동일하게 인식하고 자정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모든 과학기술이 그러하듯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의 몫이라는데 있다. 합리적인 제도와 수준 높은 의식으로 막말, 악성루머를 네티즌 스스로 自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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