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여동생 박복이는 어려서 한약을 잘못 먹어 같은 또래의 나이에 비해 약간 지능이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이 힘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으며 고등학교까지 졸업했고 집에서 가사를 돕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97년도에 지금의 남편 무능 이를 만나서 결혼하여 현재는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처음부터 동생의 부족함을 이야기 했었고 이해하며 살겠다는 조건 아래 결혼을 승낙하게 되었습니다. 결혼생활 도중 여러 문제로 시부모님과 동생 사이에 불화가 있었습니다. 남편은 이해하면서 살려고 하는데 시부모님께서 동생 박복이의 부족함을 이해하지 못하는 갈등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살림하는 데 있어서 규모 있게 남편 무능 이를 내조하지 못하는 것에서부터 아기가 생긴 후에는 아기의 육아문제까지 못마땅하다고 동생을 질책해 왔습니다. 남편은 계속된 갈등이 발생하자 자기는 이해하면서 아기와 살 수 있으나 시부모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혼해야겠다고 하며 이혼을 종용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사리에 어두운 동생만 남편이 몰래 시댁으로 데리고 가서 이혼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도장을 찍어 주었습니다. 이러한 경우 동생의 경우가 이혼사유가 되는 것인지 시댁에서 작성한 이혼 하겠다는 각서가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이혼 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협의로 이혼하는 방법인데, 이를 위해서는 부부가 이혼에 합의 하고, 이 합의를 가정법원에서 판사로부터 확인받은 후, 이혼신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부부 중 한쪽(예를 들면 귀하의 동생)이 이혼에 합의해 주지 않으면 협의이혼방식에 의한 이혼은 불가능합니다.

협의이혼의사는 호적공무원에게 이혼신고서를 제출하기 전에는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는 것이므로, 귀하의 동생이 써준 각서는 법적으로 별 의미가 없습니다. 가정법원에서 협의이혼의사를 확인할 때 이혼의사가 없음을 밝혀도 되고, 이혼신고서를 제출하기 전에 호적공무원에 대하여 이혼의사가 없으므로 신고서를 접수하지 말 것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둘째는 재판을 통하여 하는 것입니다. 이때에는 민법 제840조가 정한 이혼사유가 존재하여야만 합니다. 귀하의 동생 같은 경우에는, 재판상 이혼원인을 제공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남편이 이혼소송을 제기해도 뜻을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반대로 동생의 시부모님 등이 동생을 매우 부당하게 대우하는 경우에는 귀하의 동생 박복이가 이혼청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는 귀하의 동생이 이혼을 거부하는 경우 시댁에서 마음먹은 대로 이혼을 시키기는 어렵습니다.

▲ chwonll@hanmail.net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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