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제1전투 비행단이 최근 주민들에게 사전 예고 없이 항공편을 이용 살충제를 뿌렸다. 전투기의 조류 충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해충 박멸 차원에서 실시한 것이다. 물에 최대한 희석해 사용했으므로 인체에는 전혀 해가 없다고 군부대는 해명했다.

용도와 인체 무해에 대한 공군 부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광산구 주민들은 불쾌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사전예고가 없었기 때문에 기분이 상한 것이다. 아무리 사람에게 해가없다 하더라도 곤충을 죽이는 살충제라면 공중 방역을 할 경우 마땅히 사전 예고가 있어야 한다.

이날 광산구 일대는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9m였다. 바람이 새다고 느낄 강도다. 이런 바람을 맞으며 산책에 나선 주민들과 창문을 열고 더위와 싸우고 있는 가정은 곤충 죽이는 화학제품이 섞인 공기를 마시고 바람을 맞아야 했다. 이는 기분 상할 상황이다.

친환경을 외치고 음심도 웰빙을골라 먹는 세상에 곤충 죽이는 화학제를 공중에서 마구 뿌려댔다면 누군들 불쾌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군부대의 주민 무시 행위는 감정 자극제 역할을 했을 게 틀림없다. 광산구 주민들은 전투비행단 소음에 시달리며 군부대 이전을 숙원으로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숱한 세월이 흐르고 친 호남 정권이 들어섰어도 군부대 이전 숙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광산구 주민들은 광주 제1전투비행단만 떠올리면 적대감이 앞선다. 이게 전투비행단에 대한 광산구민들의 보편적 정서다. 공군부대 측은 광산구를 대표하는 광산구의회 국강현 의원의 질타에 귀 기울여야 한다.

국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른 새벽 산책과 운동을 하던 주민들과 무더운 여름철 창문을 열고 생활하던 주민들이 예고 없이 실시된 항공방역 때문에 내용을 알 수 없는 방역 약품에 고스란히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폭력에 가까운 전투기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주민들은 일방적인 공군부대의 항공 방역으로 평소 주민들의 건강과 생활권까지 무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국 의원은 “누구를 위한 안보이며 누구를 위한 군대인지 모르겠다”며 “주민들의 안부와 건강권을 위한다면 최소한 방역을 할 계획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 의원의 지적속에 군부대의 잘못이 무엇인지 확연히 들어있다. 국 의원의 주장대로 일방적으로 실시한 항공방역의 약품 내용을 공개하고 공군부대 책임자의 성의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인체에 해가 안되니까 별문제가 아니라는 시각은 사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위험한 발상이다. 광주 제1전투비행단의 살충제 공중 살포는 필요하다.

하지만 살충제가 풍기는 뉘앙스상 일반적으로 인간이 반가워할 대상은 아니다.  더구나 광산구민들은 공군부대 이전에 대한 해묵은 원한을 갖고 있다.  그런 감정을 감안하지 않은 점 다시 한번 지적해둔다. 공군부대는 원만한 대민 관계 정립 책무도 있다.

이런 기회에 공군부대의 활동은 항상 대민 차원에서 1차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깊이 새겨두길 바란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주민 머리 위에 살충제를 뿌린 행태는 변명할 여지가 없는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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