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포토에세이집 낸 오희삼씨

"순결한 자연의 눈부신 비밀"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한라산국립공원을 지키는 청원경찰 오희삼(42)씨가 한라산 사계의 풍경과 서정을 오롯이 담은 포토에세이집를 펴냈다.
1일 발간한 포토에세이집 '한라산 편지'(터치아트刊)는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부 소속인 오씨가 청원경찰로 15년간 근무하면서 한라산과 그 아래 봉긋봉긋 솟아오른 오름, 나무와 이끼, 검독수리, 노루, 다람쥐, 잠자리 등을 촬영한 150여 컷의 사진과 글을 모은 것이다.
포토에세이집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새싹들의 노래, 천상의 화원 선작지왓, 별을 사랑한 화구벽의 눈물 돌매화, 신(神)들의 거처인 영실기암, 생태계의 오아시스 곶자왈, 억새들의 가을연가, 노루의 겨울나기 등 한라산의 사계를 잘 보여준다.
또 새로운 시각으로 제주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사진가 故 김영갑씨의 포토갤러리와 한라산 동서종주에 나선 사람들의 모습들도 소개한다.
오씨는 1995년 1월 청원경찰로 한라산에 첫발을 들인 뒤 셀 수 없이 한라산을 오르내리며 사진을 찍고 그때그때의 느낌을 기록해왔다.
그는 1986년 한국항공대학교에 입학한 뒤 산악부에 가입해 암벽과 빙벽 등반을 배웠고, 해병대 제대후 1992년 산악전문월간지 '사람과 산' 편집부 기자로 전국의 산과 암벽을 두루 돌아다니며 글과 사진의 매력에 빠졌다.
그는 이후 고향인 제주도에 내려와 여행안내월간지 '투어투데이' 편집장을 잠시 맡았다 산이 좋아 아예 한라산국립공원 청원경찰이 됐다.
오씨는 "한라산 자락에 터를 잡고 살아온 제주 사람들에게 한라산은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자 지친 영혼의 안식처"라며 "신의 정원과도 같은 곳에 살면서 바라본 한라산의 얼굴은 순결한 자연의 눈부신 비밀이었다"고 회상했다.
2007년 에베레스트 남서벽의 새로운 루트 개척 등반과정에서 눈사태로 유명을 달리한 산악인 故 오희준의 친형인 그는 "히말라야 설산을 오르내리는 아들을 가슴 졸이며 바라보시다 금쪽같은 아들을 산에 묻어야 했던 부모님께 조그만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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