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운태 광주시장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광주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늦더위에 지친 시민들이지만 세계 수영대회 유치와 관련한 시장실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우려스런 반응을 보이며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관심의 핵심은 수영대회 유치를 위한 국가 보증서를 위조한 사실을 강 시장이 발각되기 전에 알고 있었느냐는 여부다.

수사를 진행 중인 광주지검은 시장실 압수수색은 시장의 인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의뢰 대상자가 유치위원회 관계자로 된 만큼 유치위원장인 강운태 광주시장부터 실무자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며 “이날 시장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공문서위조와 관련해 강 시장의 인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지 처벌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처벌을 염두에 두고(압수수색) 한 것은 아니다”는 검찰관계자의 말이 여러 갈래 해석을 낳는다. 정부가 수사 의뢰를 하면서 대상을 ‘유치 위원회 관계자’로 범주를 정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강 시장에 대해 수사를 편다고 검찰은 수색 배경을 설명했다.

강 시장은 유치위원장 직함을 갖고 있으므로 당연직 수사대상이라는 것이다. 왜 정부가 수사 의뢰 대상자를 ‘유치위 관계자’라는 포괄적 표현을 썼는가가 관심사다. ‘유치위 관계자’는 보증서 위조에 관여한 실무자와 윗선 결재체계를 모두 포함한다.

이에 따라 말단부터 소환을 시작한 후 소환대상자로 사무총장과 강 시장을 남겨두고 있다. 이들에 대해 예상을 깨고 압수수색이라는 강수를 먼저 사용한 것이다. 이들에 대해 소환을 먼저 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결과다. 그것도 강 시장이 휴가를 보내고 있는 시점을 택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와 함께 역시 예상키 어려웠던 사무총장 관사도 압수수색을 병행했다. 수사대상인 강 시장이 민선 광역자치단체장일 뿐만 아니라 민주의식이 남다른 광주시를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했을 법하지만, 검찰은 강공드라이브를 걸었다. 검찰의 수사 의지와 강도가 어떻다는 것을 짐작할만한 반응이다.

정부와 검찰이 밝혔듯이 수영대회 국가 보증서 위조는 분명한 국기 문란 범죄다. 국가 공문서 가운데 국가 원수급에 해당하는 총리와 정부 대변인 격이 문화관광부 장관의 사인을 위조한 것은 누가 뭐라고 변명해도 국기를 흔드는 행위임을 부인할 수 없다. 거기에다 1,000억 지원이라는 액수까지 끼워 넣었다.

그런 잘못을 부각하며 정부가 나서 검찰에 수사 의뢰한 사건을 행정부의 한 기구인 검찰이 적당히 넘길 수는 없다. 더구나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NLL 대화록이 발견되지 않는 사안에 대해 국기 문란으로 규정하고 간접적으로 엄정한 수사를 주문한 것도 수영대회 수사 강도를 높이는데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상식적 추론도 강공의 배경일 수 있다. 국기 문란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저지르면서 말단 직원이 상사에게 보고하지 않았을 리 없다는 가전성 전제를 깔고 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일반도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수영대회 공문서위조사건의 수사결과는 오로지 검찰의 손에 달려있다. 누가 항의한다고 강도가 낮아지고 적당히 수위를 조절해왔던 과거의 향수에서 벗어나야 한다. 잘못을 저질렀으므로 누군가는 죗값을 치른다는 법치 정신을 발휘할 때다. 악쓴다고 해결 사안이 아님을 새겨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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