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규모 외화 축적 추정"

2000~2008년 매년 외화수지 흑자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북한이 달러 기근에 시달린다는 일반적인 시각과 달리 상당한 규모의 외화를 축적해놓고 있다는 주장이 5일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장형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최근 'KDI 북한경제연구포럼'에서 발표한 '북한의 2000년대 외화수급추정' 논문에서 북한이 무기거래, 불법 수입 등에서 외화를 조달하지 않고도 대외거래상 상품교역 적자를 충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코트라의 분석에 의하면 2000년에서 2008년까지 9년간 누적된 북한의 상품수지 적자만 90억 달러를 넘는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같이 엄청난 외화 수요를 어떻게 충당해왔는지 궁금해하고 있지만 북한은 적극적인 대외 외화벌이 등을 통해 매년 외화 수지 흑자로 외화를 쌓아왔을 것으로 장 교수는 추정했다.
그는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원조 외에 무기거래, 마약 및 위조지폐의 생산.유통을 통해 대외 상품 수입에 필요한 외화를 거의 벌어들이고 있다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장 교수는 "북한은 2000년에서 2008년까지 거의 매년 공식적인 외화 수지에서 흑자를 나타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며 여기에다 북한의 무기거래 수지와 불법수입을 더하면 북한은 최종적인 외화수급에서 상당한 흑자를 거두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은 최소한 2000년 이후에는 상당한 외화를 축적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2008년에는 무기거래와 불법행위가 국제사회의 제재와 감시로 대폭 감소했고 남한이 비료 무상지원과 쌀 차관을 중단했는데도 북한의 외화수급이 상당한 흑자를 냈다"고 놀라워했다.
그는 북한의 외화수급이 2000년 이래 상당한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결과를 고려할 때 북한이 미사일과 핵실험에 사용하는 외화는 언론에 보도되는 액수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장 교수는 "인건비가 비싸고 최신 기술을 사용하는 서방 선진국의 미사일, 핵개발 비용을 북한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통계에 잡히지 않는 호화사치품, 선물 등은 몇천만 달러 수준에 그치며 북한이 1990년대 중반부터 해외 외화벌이를 적극적으로 장려함에 따라 북한 당국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외화가 북한 내부에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석 KDI 부연구위원은 '대북제재 영향력 결정요인' 논문에서 "일본이 대북 제재를 할 경우 한국은 북한과의 수출입 모두에서 플러스 효과를 갖는다"면서 "이는 북한이 일본의 제재에 맞서 주로 남북교역을 통해 부정적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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