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 高興교육’으로 작지만 강한 명품학교 육성”

류제경 고흥교육장은 야구에서 기교파 투수들의 결정구로 활용되는 ‘체인지업’을 자신의 교육지향점으로 강조한다.

열악한 농촌지역 교육이 진전을 이루기 위해선 ‘작지만 강한 명품학교’를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한 프로젝트명이 바로 ‘체인지업 고흥교육’이라는 것이다.

류 교육장의 고민은 우수인재들이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찾아 고향을 떠나가는 것이다. 교육은 미래에 대한 확실한 장기적 투자이며 젊은 층의 인구 유입을 담보해야 한다는 것이 다수의 고민이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떠나는 고흥에서 ‘돌아오는 고흥’이 되도록 하는 것은 결국 교육의 힘만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또, 교육의 경쟁력은 교육 가족 모두가 교육에 대한 전문성과 도덕적 책무성, 그리고 화합과 소통의 바탕 위에서만 가능하다며 ‘함께 하는 교육’ 을 고흥교육의 정통성과 저력으로 강조했다.

류제경 고흥교육장을 만나 농촌교육이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당면 현안과 고흥교육의 비상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돌아오는 고흥’이 되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교육은 미래에 대한 확실한 장기적 투자이며 젊은 층의 인구 유입을 담보하는 확실한 방법이다.
이를 위해‘체인지업 교육’이 필요하다.

박찬호나 류현진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은 것은 그들만의 독특한 체인지-업 기량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갈수록 열악한 농어촌 교육 현실 속에서 고흥교육이 살아남으려면 변화 추세에 대응하여 각자의 기량을 향상해야 한다. 이를 위한 프로젝트명이 바로 ‘체인지업 고흥교육’이다.

우선 체(體)는 심신이 건강한 사람, 인(人)은 배려와 나눔의 인간성을 갖춘 온전한 인간, 지(智)는 지혜와 창의성을 갖춘 사람, 업(業)은 미래 직업 소양을 갖춘 실용적 인간을 지향하는 교육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의 열망을 담은 영어 이니셜이 바로 ‘체인지업(CHANGE-UP) 고흥교육’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특색사업들이 ‘고흥 3심 교육’‘작지만 강한 명품학교’‘Science-고흥’이다. 한 마디로 고흥 사람들의 우수한 심성을 바탕으로, 지역의 특색 있는 자원을 활용해 교육 브랜드를 육성함으로써 우주항공 시대를 주도하는 창의인재를 양성해 내는 것이다.

-그동안 ‘고흥교육’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고흥교육은 많은 방면에서 현저한 성과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 성과 모두를 내가 뿌린 씨앗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교육은 특정 시기, 특정인의 힘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크고 작은 성과들은 함께 노력해 준 교육가족들과 지역민들의 덕분이다.

-‘지역사회는 학교의 연장’이라는 말을 강조해왔는데

▶1970년대 초 우리 교육청이 추진한 ‘온 마을 교육(全村敎育) 운동’은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력 성공모델로서 당시 정부로부터 높이 평가받았다.

이 운동을 전국적인 사업으로 확산시킨 것이 오늘날 ‘교육 기부운동’이라 할 수 있다.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교육기부 운동은 우리 교육이 지향하는 협력과 소통의 모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 속에 고흥교육의 정통성과 저력이 있다고 본다.

지역청으로서는 선도적으로 교육 기부매니저와 고흥교육홍보대사를 위촉하여 활발한 교육 기부운동을 전개해왔다.

그동안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자원을 교육에 활용하기 위한 교육 기부 MOU를 60건 이상 체결하여 전체 150%가 넘는 학생들이 프로그램 혜택을 받았다. 그 결과 2012년 전남 교육기부 ‘최우수교육청’에 선정되기도 했다.

-고흥교육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누구나 고흥 하면 떠오르는 것은 깨끗한 자연경관을 비롯해 후덕한 인심과 강한 뚝심, 그리고 나로호 발사 성공에 따른 우주항공 메카로서 미래지향적인 이미지이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살린 교육이 바로 고흥교육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다.

-가장 시급히 변화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 보는가
▶일단 타성이다. 사람이고 조직이고 한 번 익숙한 것에 길들면 좀처럼 변화를 싫어한다. 교육 경쟁력의 기초인 학력 향상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교실수업의 개선이고, 교실수업 개선을 위해서는 우선 교사와 학교장이 변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추동하는 것이 우리 교육청의 ‘체인지업 고흥교육’이다.

-‘작지만 강한 명품학교’가 눈에 띈다.
▶고흥은 전라남도에서도 여러모로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이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지역 여건을 돌파하기 위해 ‘작지만 강한 명품학교’를 만드는 전략을 강조했다.

모두가 한 줄로 서서 기다리는 방식으로는 변화하는 사회에는 경쟁력이 없다. 학교마다 특화된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학생들의 다양한 강점을 발굴하고 키워내야 한다. 우선 하나의 성취감을 맛보고 나면 다른 방면에도 저절로 자신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명품학교 브랜드 가꾸기’ 사업을 통해 얻은 성과는

▶우선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학력이 전년도보다 신장하였다. 독서토론교육을 강화한 결과, 작년 제1회 전라남도 중학생 토론대회에서 금산중학생들이 대상을 받아 우리 지역 중학생들의 토론실력이 전남 최고임을 입증했다.

또한, 전교생 20명 남짓한 점암중앙중 학생들이 제작한 영화 ‘알룽푸와’가 ‘제50회 대종상 단편영화제’에서 당당히 본선에 진출, 청소년상을 수상하여 전국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이 모든 성과가 학교의 강점을 발견해 키워온 명품학교 브랜드 가꾸기의 결실이 아니겠는가?

-특별히 역점으로 추진하는 ‘사이언스-고흥’ 교육도 풍부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아는데

▶‘우주의 관문’ 고흥은 나로우주센터, 국립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 등 다양한 지역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 이를 잘 활용하면 우수 인재가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청은 이들을 활용해 지역청으로는 최초로 우주과학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전라남도 과학탐구대회에서 우리 학생들이 금3, 은 6개를 획득하여 전라남도 우수교육청에 선정되었고, 전국과학탐구대회에 출전, 전자과학 부문 대상(초등)과 금상(중등), 전람회 부문 우수상 등을 수상해 우주항공 과학교육의 본거지 고흥교육의 실력을 발휘했다.

올해도 우리 학생들은 청소년 과학탐구대회, 과학동아리 활동 발표대회, 스마트 창의성 경진대회 등 도 단위 과학·정보 관련 대회에 참가하여 금4, 은10, 동 20개를 차지하며 우수한 실력을 자랑했다.

-‘피자배달부가 된 교육장’‘수능 대박 지원단’ 등이 흥미롭다

▶교육의 경쟁력은 결국 고교 교육의 경쟁력을 통해 완성된다고 본다.
해마다 우리 청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수험생들에게 격려선물을 전달하고 전 직원들이 수능 대박 지원단을 조직, 수험생과 지도교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각종 지원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또한, 우수인재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 등을 통해 고교 교육역량 강화를 지원해왔다.

-2013 대한민국행복학교 박람회에서 고흥교육청 Wee 버스가 화제가 됐는데

▶Wee 버스는 전국에서 경북 칠곡과 우리 교육청에서만 운영하고 있다.
우리 교육청은 소외지역을 찾아 상담업무를 수행하는 시범지역으로 선정되어 2013대한민국행복교육박람회에서 우수사례로 참가했다.

이 자리에 교육부 차관을 비롯해 전라남도교육감, 그리고 각 시도교육청 교육감과 관계자들이 참관하여 큰 관심을 보였다.

그동안 우리 Wee센터는 전문상담사와 체계적인 상담시스템을 갖춘 Wee 버스를 활용하여 찾아가는 학교상담, 길거리 상담 등으로 학교폭력예방 및 학생선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우리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나는 시간 날 때마다 직원들을 찾아가 겸손과 친절로 서로 맞이하는 법을 배운다. 웃음이 밑바탕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비록 업무가 바쁘고 힘들지라도 민원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풀리지 않을 문제가 없다.

-고흥 또한 피폐한 농어촌 교육의 문제들을 피할 수 없을 텐데

▶우리 지역의 작은 학교가 갖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한 명이라도 고흥으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
우수 인재들이 내 고장 학교에서 육성되도록 해야 한다. 떠나는 고흥에서 ‘돌아오는 고흥’이 되도록 하는 것은 결국 교육의 힘만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지자체의 협조는 충분한가

▶교육의 경쟁력은 교육장 혼자만의 의지와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육 가족 모두가 교육에 대한 전문성과 도덕적 책무성, 그리고 화합과 소통의 바탕 위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특히 요즈음 신규 선생님들은 참으로 우수한 자원이다.

이 분들이 고흥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면서 사랑과 정성을 쏟으면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또한 교육에 대한 지자체의 과감한 예산투자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고흥의 발전 잠재력은 많은 곳에 숨어 있다.
우리 고흥은 비록 서울에서 보면 멀리 떨어진 곳이지만, 우주에서는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관문이다. 지난해부터 고흥교육의 비상을 위한 6년간의 마스터플랜을 준비하여 단계별로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

남은 기간 현장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고흥교육의 경쟁력을 길러내기 위한 소신있는 지원행정을 하겠다. 끝까지 믿고 지금처럼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