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버뉴스) 정상헌 기자 = 광주지법이 인터넷에서 5·18민주화운동 희생자의 시신을 택배로 비하했던 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 사건 재판을 대구지법으로 이송했다.

광주지법 형사5단독 장재용 판사는 11일 인터넷에서 5·18 희생자와 유가족을 비하한 혐의(사자 명예훼손·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양모(19)씨에 대한 사건을 대구지법 서부지원으로 이송 결정했다.

재판부는 “인터넷을 통한 명예훼손이나 사자 명예훼손죄는 제3자가 이를 인식함을 요하지 않는 추상적 위험범에 해당한다”며 “이 사건은 법률이 정하는 범죄 구성요건으로 결과의 발생을 요구하고 있지 않아 실행 행위지 외에 결과 발생지에 대한 관할권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씨가 거주지인 대구지법 서부지원으로 사건 이송을 요청하고 경제적 소송 여건 등을 고려해 별도로 관할 위반 판결은 하지 않았다.

검찰은 형사소송법상 범죄지에 결과 발생 장소가 포함되고 이번 사건 피해자와 유족이 광주에 거주하고 있는 만큼 광주지법에도 관할권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광주지법의 이송 결정에 따라 이번 재판은 추가 기소 없이 광주지검의 공소장을 토대로 대구지법 서부지원에서 속행될 예정이다.

대구에 거주하는 양씨는 지난 5월14일 오후 4시18분께 인터넷 일간베스트 저장소 게시판에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희생자의 시신이 담긴 사진에 택배 운송장을 임의로 합성해 ‘아이고 우리 아들 택배 왔다. 착불이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게재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진 원본에는 숨진 아들의 관 앞에서 어머니와 누나 등이 오열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5·18역사왜곡대책위원회는 지난 6월 5·18 희생자를 비하하고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종합편성채널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에 출연한 김명국·이주성·서석구씨와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에 출연한 임천용씨,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악성 댓글을 올린 네티즌 5명 등 총 9명을 고소했다.

검찰은 이중 양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종편 출연자 3명, 일간베스트 저장소 네티즌 3명 등 6명은 수사 촉탁을 위한 시한부기소중지 처분하고 소재가 불분명한 종편 출연자 1명과 네티즌 2명은 기소중지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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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헌 기자  evernews@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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