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사상 첫 탄핵발의…또한번 불명예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6일 현직 대법관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국회에서 탄핵 발의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신영철 대법관은 올해초 재판개입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법원장 재직 시절인 지난해 위헌심판 제청으로 잠정 중단된 `촛불재판'을 현행법에 따라 결론내려 달라고 수차례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던 것이 논란의 시초였다.
지난해 10월 박재영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판사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야간옥외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위헌심판을 제청하자 일부 동료 판사들도 해당 조항이 적용된 `촛불재판'을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로 잠정 미뤄뒀고, 신 전 원장은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대법원장의 방침이라며 현행법대로 사건을 처리할 것을 주문했다.
앞서 촛불재판이 특정 재판부에 집중적으로 배당되고 있다는 형사단독판사들의 문제제기가 있었기 때문에 신 전 원장의 이메일이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의견이 법관 사이에서 대두했고, 언론 보도로 이어져 파문이 확산되면서 결국 대법원이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진상조사단은 대법관에 취임한 신 전 원장의 행위를 재판 개입으로 볼 소지가 있다고 결론냈고, 신 대법관은 윤리위원회에 회부됐지만 이용훈 대법원장이 신 대법관을 엄중히 경고하는 선에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그러나 일선 법원 판사들이 잇따라 판사회의를 열고 신 대법관의 직무 수행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모으면서 5차 사법파동 조짐마저 보이기도 했다.
9월에는 신 대법관의 이메일 주문을 촉발한 야간옥외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결과적으로 신 대법관이 위헌성이 다분한 법률로 피고인들을 처벌할 것을 종용한 셈이 됐으며, 이번에 야당의 탄핵 발의로 신 대법관은 또한번 불명예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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