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릉에 숨은 풍수와 권력의 역사>

SBS 스페셜 '신들의 정원, 조선왕릉…' 8일 방송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지난 6월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33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조선왕릉 40기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조선왕릉이 유교적ㆍ풍수적 전통에 바탕을 둔 조경양식을 지녔다는 점 등이 높이 평가된 결과였다.

그러나 조선왕조에서 풍수는 단순히 산과 물이 가까운 곳에 묏자리를 쓰는 조경의 역할만 했던 것이 아니다. 풍수를 이용해 권력을 얻고자 하는 이들의 음모도 조선왕릉에는 그대로 담겨 있다.

'SBS 스페셜'은 8일 오후 11시20분 '신들의 정원, 조선왕릉-거기에 있는 이유가 있었다'에서 조선왕릉 속에 숨겨진 풍수와 권력의 역사를 살펴본다.

세종은 아버지 태종의 곁에 묻히고 싶어했다. 그는 죽기 전에 미리 자신이 묻힐 수릉(壽陵) 자리를 정해뒀는데, 당시 이 묏자리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지관(地官) 최양선이 "그곳에 왕릉을 쓰게 되면 맏아들을 잃게 된다"고 예언했던 것이다. 그러나 세종은 승하 후 예정대로 그 자리에 묻혔다.

지관이 장지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는데도 그대로 진행된 이유는, 애초 정해진 장지를 고수하려는 세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맏아들에게 불리한 자리를 고집한 사람들은 물론 방계들이다.

실제로 세종의 손자 단종은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찬탈당한다. 그러나 조카의 왕위를 빼앗은 세조도 결국 3년 만에 자신의 장남인 의경세자의 죽음을 맞게 된다. 세종의 수릉이 그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것일까.
결국, 예종은 세조가 죽고 나서 세종의 능을 경기도 여주에 있는 현재의 영릉으로 옮기게 된다.

프로그램은 이외에도 자신의 야심 때문에 중종의 능을 옮긴 문정왕후의 이야기와 효종릉의 위치를 둘러싼 서인 송시열과 남인 윤선도의 다툼과 예언 등의 전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