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의회는 이날 전체 의원 275명 중 196명이 표결에 참여, 141명의 찬성으로 선거법을 통과시켰다고 AP,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그러나 총선 실시와 관련한 제반 법규를 담고 있는 선거법이 정파간 대립으로 뒤늦게 통과됨에 따라 당초 예정대로 내년 1월 16일 총선을 치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크리스토퍼 힐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는 총선 실시일이 당초 예정보다 1주일 늦춰진 내년 1월 23일이 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거법 통과가 지연된 것은 키르쿠크 지역의 선거 관리 방식을 놓고 아랍계와 쿠르드계 정파간 대립이 심화돼 합의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쿠르드계 의원들은 키르쿠크를 쿠르드 자치지역에 편입시키지 않으면 선거법에 동의할 수 없다며 아랍계 의원들과 대치해 왔다.
키르쿠크는 전통적으로 쿠르드족이 다수를 차지했던 지역이지만 사담 후세인 정권이 쿠르드 견제를 위해 아랍인들을 전략적으로 이주시키면서 현재는 여러 민족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지역이 됐다.
쿠르드계 정파는 2009년 선거인 명부를 토대로 선거를 치르되 명부상 종족별 유권자 수가 4년 전 명부와 상이하게 차이가 있을 경우 선거 결과를 1년간 잠정 보류할 수 있다는 조항에 합의함으로써 결국 선거법이 통과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선거법 조항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는 후보자 명단을 유권자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2005년 총선 때는 선거 관리 효율성을 위해 유권자가 정당에 투표하는 방식으로 총선이 실시됐다. 당시 275개 의석은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배분됐고 정당들은 미리 작성한 후보 순위에 따라 의원을 배출했다.
총선 연기시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군 일정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혀 왔던 미국은 선거법 의회 통과를 환영했다.
버락 오마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선거법 통과는 이라크에 지속적인 평화와 화합을 가져 올 수 있는 정치 일정에 발전을 가져 온 것"이라며 "내년 9월까지 미군 전투병력의 이라크 철수 일정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은 이라크의 정치적 자생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선거로 평가되고 있다. 이라크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2005년 총선을 실시했지만 수니파의 불참으로 반쪽 선거를 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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