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레슬링 마지막 날 그레코로만형 네 체급에 모두 출전해 출전 선수 전원이 결승전에 올라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남자 그레코로만형 75㎏급의 김현우(26·삼성생명)가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 우승)'을 달성했고, 66㎏급의 류한수(26·삼성생명) 또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85㎏급의 이세열(24·한국조폐공사)과 130㎏급의 김용민(26·인천환경공단)은 은메달을 따냈다.
8강전에서 키르기스스탄의 시르다코프 사마트에 3-0, 준결승전에서 카자흐스탄의 카르티코프에 8-2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오른 김현우는 결승전 시작부터 상대를 압박한 끝에 일본의 카나쿠보 타케히로에 4-0으로 승리하고 금메달을 따냈다.
김현우는 금메달 비결로 "훈련량"이라고 짧고 굵게 답한 뒤 "나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린 선수가 있다면 금메달을 가져가도 좋다"고 위풍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그만큼 자신 있었다. 훈련량이 외국 선수들에 비해 두 세배 가량 많았다"며 "훈련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이 자신감이 시합 때도 긴장보다는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고 말했다.
66㎏급의 류한수는 16강전에서 중국 선수에게 4-0, 8강전에서 이란 선수에게 3-0, 준결승전에서 우즈베키스탄 선수에게 판정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에서도 거침없이 상대를 몰아붙인 류한수는 일본의 마츠모토 류타로에 2-0으로 승리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경기 후 류한수는 "죽기살기로 했다"며 "노력한 결과가 금메달이라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매 경기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 상대를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 밟고 나와야 한다고 주문을 외웠다"며 "자신감이 있었고, 정신력으로 승리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 레슬링은 앞선 넷째 날까지 자유형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6개, 그레코로만형에서 금메달 1개를 수확했었다. 지난 2010 광저우 대회에서 기록했던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넘어서는 기록이었지만 레슬링이 마지막으로 '효자 종목' 노릇을 했던 2006년 도하 대회의 금메달 5개·은메달 3개·동메달 3개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마지막 날 '금2 은2'을 수확, '침체기'라 불리며 자존심을 구겼던 한국 레슬링의 자존심을 다시 세웠다.
한편, 앞선 종목 첫 날에는 자유형 70㎏급의 오만호(25·울산남구청)가 은메달을, 57㎏급의 윤준식(23·삼성생명)이 동메달을 획득한데 이어 둘째 날에는 여자 자유형 75㎏급의 황은주(27·충청남도청)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셋째 날에는 남자 자유형 61㎏급의 이승철(26·상무)과 74㎏급의 이상규(28·부천시청), 86㎏급의 김관욱(24·광주남구청), 125㎏급의 남경진(26·포항시체육회)이 모두 동메달을 따냈다. 넷째 날에는 그레코로만형 71㎏급의 정지현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명수 기자 mslee@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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